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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칠 볼 아닌거 같은데..." 동료들도 경이로운 시선, 타이거즈 역사 바꾼 10R 성영탁 미스터리, 꽃감독이 답을 내놓았다

OSEN

2025.06.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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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OSEN DB

성영탁./OSEN DB


[OSEN=이선호 기자] "못칠 볼은 아닌거 같은데...".

KIA 타이거즈 우완 성영탁(21)이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불펜의 단비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서 타이거즈 새 역사를 썼다. 5-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아웃카운트 6개를 초스피드로 잡아내며 데뷔 연속 무실점 기록은 15⅔이닝까지 늘렸다. 

이미 8회를 마치고 레전드 투수 조계현이 1989년 데뷔전부터 작성한 13⅔이닝을 경신했다. 무려 36년 만에 타이거즈의 역사를 바꾼 것이다. 이어 9회까지 1이닝을 추가했다. KBO 역대 기록 4위에 랭크했다. 4이닝을 더하면 키움 김인범의 19⅔이닝 1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4 신인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그것도 10라운드, 전체 96번째로 낙점을 받은 투수의 놀라운 반전이다. 작년 데뷔 기회를 받지 못했다. 1군 승격까지 2년동안 퓨처스리그에서 36경기 65⅓이닝 3승2패3홀드, ERA 4.41를 기록했다. 84안타 가운데 홈런이 10개 됐다. 우등 성적은 아니었다. 다면 9이닝당 2.34개의 볼넷이 눈에 띠는 정도였다. 

5월20일 1군 콜업을 받으며 정식선수 신분으로 승격했다. 지고 있거나 또는 크게 리드하는 경기에서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임무였다. 실제로 5월 4경기에서 그런 상황에서 등판했다. 4경기 5이닝에서 무실점으로 투구하자 활용도 달라졌다. 4점차와 2점차 리드, 동점 상황에도 마운드 오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8일 광주 한화전에서 양현종이 5점을 내주고 3회 1사1,2루에서 강판하자 바통을 이었다. 곧바로 아웃카운트 2개를 삭제했고 4회와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KIA는 추격전을 벌여 연장 10회 7-6 끝내기 승리를 가져왔다. 성영탁의 무실점 투구가 결정적인 발판이었다.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고 17일 광주 KT전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8-3으로 앞선 7회 등판해 1안타 1볼넷을 내주고 3루수 실책까지 겹쳐 만루위기에 봉착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배짱승부를 펼쳤고 커브를 던져 2루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했고 이틀 뒤 값진 기록을 작성했다. 

성영탁의 삭제한 15⅔이닝을 불펜의 단비였다. 필승조의 과부하를 상당부분 덜어주었다. 이기는 상황에서 다른 투수가 무너졌다면 필승조가 출격해야 한다. 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필승조의 과부하는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6월 등판한 8경기에서 KIA는 6승2패를 거두었다.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구속도 140km대 초중반으로 압도적이지 않는데도 통한다. 마운드에서 피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으며 과감하게 승부를 펼쳤다. 투심, 커터, 커브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로 살짝 떨어지면서 대부분 빗맞은 타구가 나온다. 팀 동료들도 "못칠 볼은 아닌 것 같은데 잘 맞지 않는다"며 경이로운 시선을 보냈다.  

성영탁은 19일 경기를 마치고 무실점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내 공에 타자들이 어려워하는게 내 눈에도 보여 자신감 있게 계속 던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좌우로 찢어지는 구종(투심, 커터, 커브)을 던지고 공격적으로 들어가다보니 어려워하는 것 같다. 전력분석팀에서 투심의 움직임이 �G으니 타자가 누구든 가운데 보고 던져도 충분히 범타처리가 가능하다고 해서 자신있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도 "팔스윙이 빠르다.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도 종속이 좋아 볼끝이 있다. 컨트롤도 좋다. 투심과 커터, 커브가 굉장히 까다롭다. 홈플레이트에서 변화하는 부분에 타자들이 힘들어한다. 팀에 보탬이 되는 좋은 능력을 갖추었다. 중요한 상황에 내보내겠다"고 극찬했다. 불펜에 힘을 불어넣으며 상승세를 이끄는 복덩이 때문에 입이 귀에 걸렸다.  

/[email protected]


이선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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