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결혼이라는 울타리 없이, 단지 ‘아이를 갖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여성이 있다. 이미 첫째를 출산해 28개월째 키우고 있는 내과 전문의 A씨는 이제 둘째 출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자 기증으로 첫째를 얻었고, 같은 방식으로 둘째까지 품에 안을 준비를 마쳤다. 이른바 ‘사유리를 넘은 자발적 비혼모’의 등장이었다.
20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에서는 자발적 비혼모의 솔직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그는 첫째 출산 당시 덴마크 정자은행을 통해 인공수정을 진행했으며, 현재 둘째 역시 동일한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로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증자로 형제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는 그의 말엔 엄마로서의 깊은 고민과 따뜻한 배려가 묻어났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 선택을 향한 부모님의 반응이다. A씨는 “첫째 임신 사실은 덴마크에서 인공수정 마치고 온 후, 추석 때 말씀드렸다”며 “당황하셔서 한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셨지만, 엄마는 많이 우셨다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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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른 가족들은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축하해주었다고. 둘째의 경우는 아예 사전에 상의했고, 어머니도 “그렇게 하라”며 든든한 지지를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혼자서 두 아이를 낳고 기르는 삶, 힘들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는 오히려 “함께 하다 혼자가 되면 힘들었겠지만, 나는 애초에 혼자 시작해서 괜찮았다”며 “아이를 키우는 기쁨이 워낙 커서 산후우울증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혼자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아이가 잘 자라는 걸 보면 너무 기쁘고,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어진다”며 매일의 육아가 그에게는 행복의 연속임을 전했다. 박수홍은 이를 두고 “사유리도 대단했지만, 오늘 사연자는 그보다 더 놀랍다.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스스로의 의지로 두 생명을 선택한 것”이라며 감탄을 표했다.
사유리는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아들 젠을 출산하며 국내 ‘자발적 비혼모’ 논의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그는 “이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길 바란다”며 개인적인 선택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사연자는 이 흐름을 이어가며, 가족의 새로운 정의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라 여겨졌던 ‘부모 됨’의 의미를, 용기와 책임으로 스스로 확장해냈다./[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