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마이애미 말린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인 투수 고우석(27)을 전격 방출했다.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로 승격된 뒤 5경기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5탈삼진 1실점)로 잘 던지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방출이었다.
고우석이 떠났지만 마이애미 마이너에는 또 한 명의 한국인 투수가 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직행한 우완 강속구 투수 심준석(21)이다. 올해 루키팀 FCL 말린스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FCL 메츠(뉴욕 메츠 산하)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를 했다. 3-3 동점으로 맞선 5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사사구 5개로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선두타자 보한 애덜리를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낸 심준석은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에드워드 랜티과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주자를 쌓은 심준석은 더블 스틸까지 내주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훌리오 자야스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심준석은 랜디 구즈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제프리 로사에겐 다시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또 밀어내기 실점.
5연속 사사구로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고, 더 이상 마운드에 있을 수 없었다. 윌프레도 헨리케즈가 심준석 대신 마운드에 올랐고, 무사 만루에서 3루 땅볼과 유격수 직선타로 더블 플레이를 이끌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덕분에 심준석은 사사구 5개에도 2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이날까지 심준석은 올 시즌 루키리그에서 7경기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9.53을 기록 중이다. 5⅔이닝 동안 안타는 3개밖에 맞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1할대(.167)로 좋지만 삼진 6개를 잡는 동안 볼넷 10개, 몸에 맞는 볼 3개로 무려 13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이 15.9개에 달한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0일 FCL 카디널스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시작했지만 17일 FCL 애스트로스전에서 ⅔이닝 동안 볼넷 3개를 주며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후 4경기에서 4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19일 경기에서 다시 난조를 보이면서 뒷걸음질쳤다.
덕수고 1학년 때 최고 시속 153km를 뿌리며 괴물 등장을 알린 심준석은 2~3학년 때 팔꿈치, 허리, 발가락 부상으로 실전에서 자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3학년 때 최고 구속을 시속 157km까지 끌어올렸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포기하고 미국 직행을 택한 심준석은 2023년 1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금 75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로 미국 진출 3년차이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첫 해 루키리그에서 4경기(8이닝)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3개로 시작했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첫 해부터 오른쪽 가슴 통증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이 장기화됐다.
결국 지난해 7월31일 피츠버그가 외야수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를 영입하며 심준석을 마이애미로 보냈다. 트레이드 후에도 어깨 부상이 회복되지 않아 재활로 시즌이 끝났다. 시즌 종료 후 애리조나 가을리그를 통해 실전 복귀한 심준석은 6경기(5이닝) 평균자책점 19.80으로 부진했다. 장기간 부상에 따른 실전 공백으로 여겨졌지만 올해도 제구가 흔들리며 고난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