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가족의 형태인 ‘자발적 비혼모’. 의료계의 현실적 장벽을 넘어 생명을 선택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방송인 사유리가 밝힌 정자 선택의 이유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20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에서는 내과 전문의로 활동 중인 ‘자발적 비혼모’ 산모가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첫째를 키우고 있는 그녀는, 둘째 또한 정자 기증을 통해 곧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엄마가 되기로 결정했다”며 결혼 여부와는 무관하게 인생에서 아이는 반드시 있어야겠다는 신념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현실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정자 기증을 받으려면 반드시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한 법적 조건이 있어, 배우자가 없는 경우 기증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의료계 내부 윤리지침도 장벽이 됐다.
[사진]OSEN DB.
이 같은 현실 속, 사연자는 덴마크행을 택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정자은행이 덴마크에 있다. 체류비, 시술비, 정보비용 등을 모두 합쳤을 때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이었다”며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단순히 덴마크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정자를 고를 수 있었고, 기증자의 키, 몸무게, 성격, 심지어 첫인상까지도 기재되어 있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그는 한국에서 검사를 마친 뒤 2022년, 덴마크에서 인공수정을 받았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임신에 성공했고, 비용은 약 천만 원 정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사유리의 사례도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앞서 사유리는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서양인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 젠을 출산한 바 있다. 당시 사유리는 “정자은행에 동양인 기증자 자체가 거의 없다”고 설명하며 “유전적 형질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나는 EQ(감성지능)를 보고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OSEN DB.
사유리의 선택이 개인적일 뿐 아니라, 정자은행 시스템의 구조적인 한계를 보여준 대목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정자은행이 존재하는 나라는 영국, 독일, 호주, 미국, 스웨덴, 일본 등으로 제한돼 있으며, 이마저도 한국처럼 엄격한 법과 윤리지침 때문에 국내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도 해외로 나가야만 하는 현실은, '자발적 비혼모'라는 선택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사회적 장벽이 되고 있다./[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