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은 성공작일까? 작년 시즌을 마치고 3년동안 뛰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계약을 하지 않고 위즈덤을 영입했다. 최형우 나성범과 중심에 포진할 우타 거포가 필요했다. 메이저리그 3년 연속 20홈런과 통산 88홈런의 실적이었느니 KBO리그에서는 더 강한 파괴력을 기대했다.
6월20일 현재 51경기에 출전해 215타석에 들어섰다. 타율 2할6푼5리 13홈런 35타점 35득점 3도루 장타율 .558 출루율 .378, OPS .930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홈런 공동 4위에 올랐고 장타율 4위, 출루율 9위 수준이다. 결코 부진하다고 볼 수는 없는 성적이다.
동시에 100% 만족하는 성적도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영입 발표가 나자 "타율 2할8푼에 30홈런 정도 쳐주면 좋겠다"며 기대치를 밝혔다. 본인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배번(44번)과 같은 홈런을 때리겠다는 농담조 목표치를 밝혔지만 30홈런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아직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허리통증이 생겨 19일간 이탈하기도 했다.
위즈덤이 홈런을 터트리고 조재영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OSEN DB
찬스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득점권 타율은 2할5푼5리이다. 68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볼넷 11개를 골랐고 14안타를 때려 20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2개, 2루타 3개였다. 반면 삼진이 24개나 된다. 최형우가 득점권에서 3할3할3리, 박찬호가 3할2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비하면 아쉬운 수치이다. 위즈덤이 찬스를 좀 더 살려주었다면 KIA 공격도 순조롭게 풀렸을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화끈한 장타와 클러치 타격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볼을 너무 확인하다는 말로 설명했다. "찬스에서 상대는 어려운 공을 던진다. 확실하게 보고 치려다보니 타이밍이 조금 늦는 것 같다. 볼넷을 얻어 뒤에 찬스를 이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볼을 잘보면 형우에게 찬스가 이어진다. 더 확인하다보니 스윙과 파울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차분한 성격상 보고 치다보니 그런 것 같다.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치라고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주자가 있을때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야 경기 운영이 수월해진다"면서 공격적인 스윙을 주문했다. 볼넷 보다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스윙으로 화끈한 장타와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KT 위즈와 광주경기에서 모처럼 장타 두 개를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트렸고 오선우의 적시타때 귀중한 추가득점을 올렸다. 또 7회2사3루에서는 146km짜리 직구를 공략해 좌중월 125m짜리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지난 11일 광주 삼성전 이후 7경기만에 손맛을 봤다.
위즈덤도 이범호 감독의 주문을 잘 인식하고 있다.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지난주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타격 코치, 전력분석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타이밍이 늦는 것 같아 빠른 타이밍에 스윙을 돌리려고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날은 팀이 기대했던 타격이었다. 팀도 홈런덕택에 5연승을 거두었다. 1위 한화와 4.5경기차 사정권에 접근했다. 리그는 1위부터 7위까지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KIA는 마운드가 안정되어 있어 타선의 득점지원이 중요하다. 200타석을 넘기면서 KBO리그의 적응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위즈덤의 장타와 클러치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