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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선수 골 보지 마!' 북한 시기질투, 손흥민 이어 이강인도 당했다...얼굴+등번호 모자이크 '황당 검열'

OSEN

2025.06.2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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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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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북한이 또 '유럽파' 한국 선수들 지우기에 나섰다. 이번엔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페널티킥 골이 검열을 피하지 못했다.

'뉴스1' 등에 따르면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TV'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B조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지난 16일 열린 두 팀의 경기는 PSG의 4-0 대승으로 끝났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PSG는 전반 19분 파비안 루이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추가시간 비티냐가 개인 돌파에 이은 득점으로 추가골을 보태며 2-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강인도 골 맛을 봤다. 그는 후반 27분 루이스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고,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이강인은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그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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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강인의 득점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조선중앙TV가 이강인의 골만 모자이크 처리한 채 송출했기 때문. 이강인의 등번호와 얼굴을 모두 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선중앙TV는 "PSG 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팀을 4-0으로 이겼다"라고만 소개할 뿐 득점자도 따로 소개하지 않았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존재를 철저히 지우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방송의 황당한 검열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뛰는 프리미어리그(PL) 경기 역시 북한 방송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조선중앙TV는 일반적으로 PL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소식도 전하지만, 손흥민이나 황희찬, 이강인 등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는 편성에서 배제한다.

스포츠를 둘러싼 북한의 신경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조선중앙TV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태극기를 모자이크로 가렸고, 지난해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을 보도할 때는 한국을 '괴뢰한국팀'이라고 불렀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미디어가 '북한', '북측'이라고 언급하자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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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한국 선수 지우기는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영국 '미러'는 "북한의 무모한 독재자 김정은은 북한 축구 팬들의 토트넘 경기 시청을 금지했다. 북한에서는 절대 주장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 경기를 제 때 볼 수 없다. 황희찬이 있는 울버햄튼과 김지수의 브렌트포드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눈 스팀슨 센터는 '38노스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의 검열 실태를 전했다. 스팀슨 센터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열린 지 4달 뒤에야 국영 'KCTV'를 통해 방영된다. 북한 텔레비전 일정은 선전으로 가득 차 있다. 축구 중계는 노골적이거나 숨겨진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몇 안 되는 순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저작권도 전혀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8노스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KCTV는 2023년 PL뿐만 아니라 UCL, 월드컵 경기까지 방영했다. 대신 경기는 90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되며 저작권 침해가 거의 확실하다.

결국 북한 방송의 이 같은 반복적 행태는 주민들이 세계적 스타로 성장한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목격하는 것을 철저히 막으려는 의도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 축구 선수들의 유럽 내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북한 당국의 검열 강도도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 차단을 통해 체제 유지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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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브 킥오프.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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