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돌풍을 일으킨 결과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51) 감독이 노팅엄 포레스트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노팅엄 구단은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누누 감독이 새로운 계약에 서명했다. 이 사실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는 2025-2026시즌을 앞두고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로부터 3년 계약을 건네받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노팅엄은 "누누 감독은 2024-2025시즌 팀을 훌륭하게 이끌면서 클럽을 30년 만에 최고 리그 성적으로 이끌었다. 아울러 1995-1996시즌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 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지난 시즌 누누 감독은 각각 55년과 30년 만에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원정 승리를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누누 감독은 "이 환상적인 축구 클럽에서 우리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노팅엄 도착한 이후 선수들, 팬들, 클럽의 모든 사람들 사이에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 왔다. 이는 지난 시즌에 큰 성과를 거두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마리나키스 구단주의 지속적인 지지와 지원에 감사드린다. 내게는 구단주와 좋은 관계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노팅엄에 도착한 이후로 우리는 함께 일하는 걸 매우 즐겼다"라며 "지금은 우리가 함께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할 때"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누누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이다. 골키퍼 코치로 시작한 그는 지난 2012년 히우 아베(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발렌시아와 FC 포르투, 울버햄튼 등을 거쳤다. 특히 2017년부터 4시즌간 울버햄튼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리그 7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누누 감독은 2021년 여름 토트넘에 부임하며 잠시나마 손흥민을 지도했기 때문. 하지만 토트넘과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누누 감독은 8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우려했던 대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토트넘은 공수에서 무기력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3으로 완패하며 8위까지 추락했다. 결국 누누 감독은 리그 10경기에서 5패를 거두며 4개월도 되지 않아 경질됐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적은 경기를 지휘하고 경질당한 누누 감독. 그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알 이티하드 감독직을 맡으며 지도자로 복귀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힐랄을 따돌리고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다음 시즌 부진과 불화설로 중도 경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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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는 길지 않았다. 누누 감독은 2023년 10월 노팅엄 감독직을 맡으며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소방수로 나선 그는 승점 삭감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노팅엄의 잔류를 이끌며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시즌은 더더욱 놀라웠다. 노팅엄은 누누 감독의 지도 아래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자랑하며 프리미어리그에 '태풍'을 만들었다. 노팅엄은 빅클럽도 여러 차례 쓰러뜨리며 시즌 중반까지도 3위를 달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도 꿈이 아니었다.
다만 노팅엄은 시즌 막판 급격히 미끄러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리그 마지막 8경기에서 2승 4무 4패를 거두면서 19승 8무 11패, 최종 7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 덕분에 노팅엄은 다음 시즌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출전권을 따냈고, FA컵에서도 4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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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키스 구단주도 누누 감독에게 3년 재계약으로 보답했다. 그는 지난달 레스터 시티전을 마친 뒤 피치 위로 내려가 누누 감독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후 대화로 잘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누누 감독은 선수들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발전을 돕는 데 능숙하다. 동시에 우리의 젊은 인재를 1군 팀에 잘 녹아들게 하는 전문가임을 증명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또한 그는 "우리는 강하고 견고한 관계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노팅엄을 위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대항전에서 경쟁하며 트로피를 차지하겠다는 같은 꿈과 야망을 공유하고 있다"라며 큰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