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美특사 이례적 방문후 야당 정치범 석방(종합)
유럽 "트럼프의 유럽 관여 중요성 보여줘" 환영
(요하네스버그·브뤼셀=연합뉴스) 유현민 정빛나 특파원 = 벨라루스가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의 이례적인 방문 이후 야당 정치범을 석방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 측은 구금 중이던 남편 샤르헤이 치하노우스키가 다른 정치범 13명과 함께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치하노우스키의 석방은 벨라루스 당국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의 수도 민스크 회동을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고 AP는 전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남편과 재회하는 영상을 올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 미 국무부와 유럽 동맹들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치하노우스키는 2020년 루카셴코 대통령에 맞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된 뒤 대규모 폭동 조직 혐의로 1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아내 치하노우스카야는 남편 대신 대선에 출마했으나 석패한 뒤 리투아니아로 망명했다.
이번 석방 조치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그간 악화한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처음 권좌에 오른 뒤 7연임을 이어가며 권력 유지를 위해 야권 지도자와 지지자들을 감옥에 집어넣거나 망명을 강요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면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올해 초 루카셴코 대통령의 7연임에 대해서도 서방 국가들은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럽은 미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속적인 '유럽 안보 관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엑스에서 석방된 정치범 가운데 스웨덴 시민권자도 있었다면서 "석방 협상을 해준 트럼프 대통려과 켈로그 특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번 석방은 미국이 우리(유럽) 지역에 관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것을 가능하게 한 미국의 관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환상적인 소식이자 루카셴코의 잔혹한 체제 하에 고통을 받는 모든 정치범들을 위한 강력한 희망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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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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