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교통국(MATA) 이름, MAGA로 바꿔야" 법안도
공화당 의원들 '충성 경쟁' 성격…"퇴임 또는 사후에 이름 붙이는 게 관례"
'트럼프 찬양법' 속속 발의…"지폐에 초상화", "트럼프 철도"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교통국(MATA) 이름, MAGA로 바꿔야" 법안도
공화당 의원들 '충성 경쟁' 성격…"퇴임 또는 사후에 이름 붙이는 게 관례"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는 법안 발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렉 스투비 의원(플로리다)은 지난달 말 수도 워싱턴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교통국(Washington Metropolitan Area Transportation Authority·WMATA)이 기관 명칭을 변경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스투비 의원은 이 기관의 이름을 '워싱턴 광역 접근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당국(Washington Metropolitan Authority for Greater Access·WMAGA)'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약칭에 들어가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다.
이 법안은 WMATA의 대표적 철도 노선인 메트로레일(Metrorail)도 '트럼프 트레인(Trump Train)'으로 바꾸는 내용도 담았다.
스투비 의원은 성명에서 이 법안이 "관료주의적 침체로부터 대중 친화적인 탁월성과 애국심을 향한 문화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투비 의원은 이에 앞서 '트럼프 250달러 지폐법' 발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내년에 건국 25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250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하고,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를 넣자는 내용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조 윌슨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성명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지폐에, 가장 가치 있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브랜던 길 의원(텍사스)은 100달러 지폐에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를 넣자는 '2025년 황금시대법'을 발의했다. 현재 발행되는 최고액권인 100달러 지폐에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사용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국 지폐에는 현존 인물의 초상화는 사용될 수 없다. 이들의 법안은 모두 현행법과 배치되는 셈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기리거나 그의 이미지를 미화하기 위한 법안들은 취임 직후 경쟁적으로 발의돼 최소 8건에 이른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의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바꾸자는 법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6월 14일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 미 사우스다코타의 러시모어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하는 법안 등이다.
이들 법안은 실제 의회를 통과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은 작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누가 대통령을 가장 열성적으로 지지하느냐를 놓고 경쟁하며 돋보이려는 것"이라고 WP는 짚었다.
미국에는 로널드 레이건 국제공항이나 JFK(존 F. 케네디) 국제공항 등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건물·기관들이 많지만, 이들이 퇴임 또는 사망한 이후 붙여진 이름이다.
찰리 덴트 전 의원(펜실베이니아)은 "건물이나 기관, 공항에 정치인의 이름을 붙이는 건 그들이 퇴임한 지 오래된 후, 그들의 업적과 역사적 위상을 되돌아볼 시간이 충분히 지난 뒤에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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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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