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부터 비밀리에 건설…원심분리기 2천700기로 무기급 우라늄 제조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6발로 타격…이스파한, 나탄즈 등 핵시설에 토마호크 30발
[美 이란 공격] 지하 90m에 요새화된 포르도, 이란 핵개발의 심장부
2000년대 초반부터 비밀리에 건설…원심분리기 2천700기로 무기급 우라늄 제조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6발로 타격…이스파한, 나탄즈 등 핵시설에 토마호크 30발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전격 타격한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의 핵시설 중 가장 비밀스럽고 보안이 철저하며 공격이 어려운 곳이다.
이 시설은 이란 곰주(州)의 산악 마을 포르도 근처에 있는 지하 요새다. 공식 명칭은 '샤히드 알리 모하마디 핵시설'이다. 애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시설로 만들어졌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위성 사진으로 포착되는 포르도 시설의 겉모습은 지하로 들어가는 5개의 터널과 은밀하게 설치된 환기구, 그리고 대형 지원 구조물 정도가 눈에 띈다.
이 터널을 통해 들어가면 지하 80∼90m 깊이에 '메인 홀'들이 있으며, 이곳은 이스라엘이 가진 폭탄으로 뚫을 수 없을 만큼 깊고 견고하다고 CNN이 보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선제타격 이후 포르도 핵시설을 공습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곳이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2009년에 그 존재가 처음 공개되기 전부터 포르도 핵시설을 감지하고 있었다. 공사는 2002∼2004년께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당국은 IAEA에 2009년 10월 이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원심분리기 3천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당시 이란은 근처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 등을 겨냥한 "군사공격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예비시설로 이 시설을 건립했다고 말했다.
포르도 핵시설의 존재가 공개됐던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시설의 규모와 구성은 평화적인 프로그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IAEA는 2023년 이 시설에 대한 예고 없는 사찰에서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 최근 IAEA 보고서들은 이란이 포르도에 약 2천700대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며, 농축 우라늄의 순도를 준(準)무기급인 60%까지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CNN에 포르도 핵시설이 "2000년대 초 이란의 핵무기 개발 총력기에 시작된 프로젝트"라며 "민간 핵 프로그램으로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해 이 시설에서 무기급 우라늄을 제조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ISIS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이 계속 가동될 경우 이란이 현재 보유 중인 60%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무기급인 90% 농축우라늄 233㎏를 단 3주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핵무기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이다.
미국은 이날 B-2 스피릿 전략폭격기를 전개,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 폭탄 6개를 이 시설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재래식 폭탄 중 가장 관통력이 커 60m까지 파고들어 갈 수 있지만, 포르도 시설을 한 번에 뚫기에는 역부족이다. 같은 자리에 연속 투하해야 타격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미국의 공습에서 사용된 무기들은 바로 포르도 및 이와 유사한 시설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설계된 것들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날 포르도를 비롯해 나탄즈와 이스파한 등 3곳의 이란 핵시설을 타격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에 포르도 공습에는 6발의 벙커버스터가, 다른 지역 공격에는 총 3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탄즈는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첫 공습 때 공격했던 지상의 핵시설로, 여기에는 약 5만기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파한 핵시설에는 이란이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이 지역들이 파괴됐다면, 이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수년간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