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보험DB를 활용한 연령계층별 노동이동 분석 기본연구’에 따르면, 고용보험 자격 취득·상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령자 및 출산 관련 노동이동 실태에 성별 간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963년 이전 출생자 중, 2024년 기준 임금근로자로 일하는 고령자는 272만9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75%는 60세 이후에 취업했고, 75%는 중소규모 사업장에 재직 중이었다. 또한 53.9%는 시간제 근로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의 주요 취업 분야는 생산자서비스업과 사회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들이 일자리를 취득했을 당시의 평균 월 실질임금은 184만 원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26만 원, 여성은 133만 원으로,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약 5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고령자의 일자리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불안정하고 임금 수준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고령자 내부에서도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임금근로자인 1963년 이전 출생자 가운데 원래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비율은 약 9.5%, 즉 26만 명에 불과했다. 이 중 같은 직장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한 재고용 비율은 37.5%로 9만4000명에 그쳤다. 보고서는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계속고용보다 재고용 형태로 정년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 관련 분석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 중에서도 출산휴가급여나 육아휴직급여 같은 모성보호급여를 받지 않은 비율이 남성은 40.9%, 여성은 3.2%로 집계됐다. 이는 남성의 경우 여전히 개인 커리어를 이유로 육아휴직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시사한다.
특히 남성은 여성과 달리, 안정적인 고임금 일자리에 종사할수록 모성보호급여를 받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노동시장 내 위치가 안정적일수록 고용보험에 가입해 해당 급여를 수급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남성의 경우 육아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출산 이후 근로자의 소득 변화에서도 성별 간 차이가 뚜렷했다. 출산한 남성의 연 보수총액은 해마다 점진적으로 상승한 반면, 출산한 여성은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출산한 해와 그다음 해에는 급격히 낮아졌다가 3년이 지나서야 회복되기 시작했다.
출산한 근로자의 직종 분포를 보면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 평균과 비교할 때 뚜렷한 편중 현상으로, 현재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이 출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