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예상치 못한 갈림길에 섰다. 친정팀 레버쿠젠이 그를 다시 품에 안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사우디 구단들의 초고액 제안도 그의 행보에 새로운 변수를 제공하고 있다.
원풋볼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벤 제이콥스 이적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레버쿠젠은 손흥민 재영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87경기에서 29골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원풋볼은 “레버쿠젠은 이 과거 인연을 다시 이어가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여전히 높다. 토트넘은 지난 겨울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며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를 철저히 관리해왔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수준인 손흥민의 주급은 독일 클럽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클럽들은 적극적으로 손흥민 영입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 등 복수의 구단이 4000만 유로(663억 원)의 이적료와 3000만 유로(475억 원)의 연봉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부분의 유럽 구단이 따라갈 수 없는 금액이다.
해외 언론은 결국 손흥민의 의지가 이번 이적 여부를 결정할 핵심 요소라고 분석한다.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려는 욕심이 남아 있다면 레버쿠젠 복귀나 잔류 가능성이 있지만 커리어 말미에 안정적 보상을 택할 경우 사우디행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만 454경기에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에 기여하며 첫 유럽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최근 경기력의 기복과 함께 에이징 커브 논란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의 거취 문제를 아시아 투어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오는 7월 31일 홍콩에서 열리는 아스날과의 프리시즌 경기와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BBC는 “손흥민의 출전은 토트넘 수익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단은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이적 발표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풋볼런던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풋볼런던은 “한국 팬 없이는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의 방한 경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이적 발표는 아시아 투어 종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본인도 최근 쿠웨이트와의 A매치 이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팬들도 궁금해하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어떤 선택을 할지 확신하긴 이르다”면서도 “어떤 환경이든 늘 준비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