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항로를 급히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국제 해운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코스위즈덤레이크호’와 ‘사우스로열티호’는 페르시아만 진입을 앞두고 있던 22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로 방향을 돌렸다. 항로 변경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폭격 직후 이뤄졌으며, 특별한 통신 이상이나 GPS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실적 없이 회항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25%와 LNG 해상 물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수심이 얕고 항로가 제한적이어서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하는데, 이란은 이미 의회를 통해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태다.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려 있다.
각국도 대응에 나섰다. 유조선 보유량이 가장 많은 그리스는 해협 통과 예정 선박에 항로 재검토와 안전 항구 대기를 권고했다. 그리스 해운사 중 일부는 우회 계획을 세운 반면, 일부는 상황을 주시 중이며, 또 다른 업체는 통과를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운송료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선박 소유주는 경고를 무시할 가능성도 있다.
미군이 주도하는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미국 관련 해운업체에 극도의 경계와 항로 변경을 권고하며, 관련 없는 선박도 지침을 따르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미국과 연계된 일부 선박이 실제로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사례가 있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