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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 50억 기부에 직접 음악치료까지…자폐환자 돕는 까닭

중앙일보

2025.06.22 18:26 2025.06.2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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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창 연세의료원장과 슈가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과 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전문 치료센터를 설립한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소아청소년 자폐 환자를 위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병원 내 제중관 1층에 문 열 예정이다. 자폐 환자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등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응용행동분석, 언어치료 등 기존 치료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병원 측에 따르면 청소년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진 슈가는 음악적 재능을 통해 소아청소년 환자에 도움 줄 방법을 찾아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그는 소아정신과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 소통하게 됐다. 천 교수의 언론 인터뷰 등을 본 슈가가 소속사에 요청해 이뤄진 만남이었다.

슈가는 천 교수와 교류하며 자폐 환자에겐 생애 주기에 맞는 장기 치료가 꼭 필요하지만, 그런 치료를 할만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는 자폐 환자 특화 치료센터를 건립해달라며 병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천 교수와 슈가는 치료센터 건립 계획과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프로그램도 만들어냈냈다.

천근아 교수 등 연세의료원 관계자들과 슈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슈가는 지난 3월~6월 주말을 활용해 소아 환자들을 직접 만나며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기타 등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아이들과 화음을 맞췄고, 아이들에게 악기 연주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감정과 언어표현이 확연히 늘어났고, 다른 아이들과 협력하거나 기다리는 과정에서 사회성이 훈련되는 효과도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언어치료만 받을 때는 그리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모(10)군과 이모(12)군은 음악 프로그램에선 악기를 스스로 선택했고, 박자에 맞춰 연주했다. 색소폰 연주를 배운 김모(18)군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냈고, 의료진의 관심과 칭찬에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능력이 제한적인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에게도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천 교수는 “재정적 후원을 넘어, 지난 수 개월간 슈가가 보여준 진정성 있는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늘 진지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한결같이 보여준 슈가의 성실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슈가는 “지난 7개월간 천 교수님과 함께한 프로그램 준비와 봉사활동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고,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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