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합우승 영광을 뒤로하고 올 시즌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반등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졌지만, 2군에서 올라온 새 얼굴의 활약을 앞세워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KIA는 지난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5-4로 이겼다. 이로써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5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를 1경기로 벌렸다. 또, 6월 성적을 12승 1무 5패로 끌어올리면서 월간 승률 1위(0.706)를 내달렸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KIA는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5월까지 7위로 처지며 힘을 내지 못했다. 원인은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 가장 뼈아픈 이탈은 지난해 MVP 김도영이었다. 3월 개막전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2군으로 내려갔던 김도영은 지난달 복귀했지만, 다시 같은 근육이 손상돼 1군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김도영뿐만이 아니었다. 나성범(종아리), 곽도규(팔꿈치), 김선빈(종아리), 황동하(교통사고), 박정우(햄스트링) 등 투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이 계속해 낙마했다.
그럼에도 KIA는 6월 상승세를 앞세워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2군 캠프인 함평에서 올라온 자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샛별은 지난해 입단한 오른손 투수 성영탁. 부산고를 나온 성영탁은 데뷔전이었던 지난 19일 광주 KT 위즈전을 시작으로 13경기 동안 17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로써 1989년 해태 타이거즈 신인 조계현이 세웠던 데뷔전 이후 최장 연속 이닝 무실점 구단 신기록(13과 3분의 2이닝)을 뛰어넘었다. 단순히 무실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무리 정해영과 셋업맨 조상우가 잠시 난조를 보였던 불펜 마운드를 지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타선에선 2019년 데뷔한 오선우의 존재감이 빛나고 있다. 올해부터 주전 1루수로 뛰고 있는 오선우는 6연승 기간 타율 0.318 2홈런 5타점 5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6연승을 달린 22일 경기에선 7회초 중월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또, 김석환과 박민 등 그간 빛을 보지 못하던 얼굴도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를 착실하게 메우고 있다.
KIA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의리가 곧 복귀한다. 다음 달에는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 등이 차례로 합류한다. 이들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여름철 상위권 싸움의 키는 KIA가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