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유력 정당, 총선결과 조작 혐의로 前총리 등 19명 고발
"당시 선관위, 득표수 적은 與후보 승자로 발표"…일부 野후보는 피살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집권 시기 탄압을 받아온 옛 제1야당이 하시나 전 총리의 정당이 승리하도록 총선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하시나 전 총리와 전 선거관리위원장 등 19명을 고발했다.
23일 현지 일간 다카트리뷴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은 전날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피고발인에는 하시나 전 총리와 3명의 전 선거관리위원장, 전 선거관리위원, 전 경찰 고위직, 전 정보기관 직원 등이 포함됐다.
BNP는 고발장에서 이들이 현직에 있으면서 2014년과 2018년, 2024년 총선에서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당시 여당 아와미연맹(AL) 후보가 야권 후보보다 표를 적게 얻었음에도 승리했다고 발표, 하시나의 집권을 가능케 해 헌법과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에 시정을 거듭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았고 대신 일부 야당 후보가 살해되거나 실종되는 등 탄압을 당하도록 방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시나 전 총리는 내무장관과 고위직 경찰 및 정보기관원을 통해 권력을 유지했지만, 선관위는 이런 상황에 눈을 감았다고 부연했다.
21년간 집권한 하시나는 작년 8월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자신의 정부를 지지해온 인도로 도피했고,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하시나 퇴진 후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하는 과도정부가 들어서 개혁과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달 유누스 과도정부 최고 고문(총리격)은 총선 조작에 책임있는 자들을 재판에 회부하도록 조처하라고 명령했다.
민족주의 성향인 우파 BNP는 내년 4월에 실시될 차기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도좌파인 AL은 최근 과도정부에 의해 테러방지법 적용으로 활동이 전면금지되고 차기 총선 참여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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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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