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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AI 시대, 광고업계의 고민

중앙일보

2025.06.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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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누구보다 먼저 AI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던 구글이 오픈AI에 대중화의 선두를 뺏긴 이유는 구글의 본업이 광고였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와 함께 광고를 노출해주며 온라인 광고의 1인자가 되었는데, 대화창에서 원하는 답만 보여주는 AI 챗봇은 구글의 밥줄을 위협한다. 구글이 챗봇 출시를 망설인 이유가 그거다. AI 시장을 뺏길 수 없었던 구글은 결국 AI 챗봇 경쟁에 참여했지만, AI 시대에 광고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주 세계 광고업계의 최대 행사인 칸 광고제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가진 의문도 그거였다. 제품을 알리고 싶은 기업이 있고,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광고는 사라지지 않는다. 광고는 신문, 라디오, TV를 거쳐 인터넷 시대의 배너 광고, 소셜미디어 시대의 인플루언서 홍보까지 끝없는 변신을 통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AI 시대에 광고가 살아남는 것과 광고업계의 생존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많은 광고 제작자들이 AI로 대체될 거라고 진단한다. 기발하고 참신한 광고는 특별한 사람의 재능이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광고는 대부분 뻔한 것들이라 AI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 그렇다면 AI를 가진 빅테크에게 더 많은 돈이 쏠리게 된다. 그간 광고주가 광고 제작자와 매체에 비용을 나눠서 지불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채널과 AI를 모두 가진 플랫폼에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유명 매체를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홍보가 다시 주목 받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확한 정보를 찾는 AI는 신뢰할 만한 매체에 의존하기 때문에 홍보를 하려는 사람들은 그런 매체와 가깝게 지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고, 궁극적으로 매체의 기사를 통해 기업과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소식이 AI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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