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 이란 팔레비 왕세자 "베를린 장벽 붕괴 순간"
서방에 하메네이 정권 축출 촉구…"정치적 권력 추구 안 해"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쫓겨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가 현 이란 정권의 붕괴를 촉구하며 "새로운 이란을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64)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사회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신정 체제를 축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레자 팔레비는 "지금이야말로 이란 국민과 함께할 때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며 "이 정권에 생명줄을 던져주지 말라. 핵시설만 파괴해서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의 베를린 장벽 붕괴의 순간"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핵무기 확산을 막고 역내 안정을 확보하려는 입장은 정당하지만 이란에서의 민주적 전환만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증거는 대지 않은 채 이란의 통치 체제가 붕괴하고 있으며, 하메네이와 그 가족과 다른 고위 관료들이 이란에서 탈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전환을 이끌거나 새로운 샤(국왕)가 되고 싶은지 묻자 "정치적 권력을 추구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자신의 팀이 미래 경제 계획을 수립 중이며 활동가, 반체제 인사, 정치 이념을 아우르는 단체들을 모아 전환 원칙을 논의하기 위한 국민 단결 회의도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레자 팔레비는 여기에 기업인, 전문가, 학자들도 참여한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이란의 보안, 경찰, 군 관계자가 현 정권을 떠나고자 한다면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나 자신을 내 동포에게 바쳐 이 평화의 길을 이끌고자 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과 함께한다. 함께 이 새로운 이란을 건설하자"고 촉구했다.
친미 성향 팔레비 왕조는 카자르 왕조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레자 샤 팔레비가 1925년 즉위하며 시작돼 그의 아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민심을 잃고 폐위될 때까지 이어졌다.
18세 때 미국 공군기지에서 훈련받던 중 혁명을 맞은 레자 팔레비는 이후 미국에 살면서 이슬람 정권 퇴진과 세속 민주주의 국가 수립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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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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