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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요새 된 헤이그…나토 정상회의 철통보안 '오렌지 방패' 작전

연합뉴스

2025.06.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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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개국 정상·대표단 집결…상공·해상 통제, 공항 활주로는 '전용기 전용' 취재진 2천명도 자리선점 경쟁…美대통령 방탄차량 '비스트' 먼저 도착
[르포] 요새 된 헤이그…나토 정상회의 철통보안 '오렌지 방패' 작전
40여개국 정상·대표단 집결…상공·해상 통제, 공항 활주로는 '전용기 전용'
취재진 2천명도 자리선점 경쟁…美대통령 방탄차량 '비스트' 먼저 도착



(헤이그=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네덜란드 보안 역량의 한계에 도전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현지 언론은 이번 보안 작전을 이렇게 묘사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네덜란드 헤이그 도심 일대는 요새를 방불케 했다.
정상회의장이 마련된 헤이그 콘퍼런스센터 '월드포럼'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 일대를 에워싸는 울타리가 설치됐고, 울타리를 기점으로 반경 70m 지점부터 도로도 전면 폐쇄됐다. 버스·트램 노선도 모두 우회 조치됐다.
인근 도시에서 헤이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주요 고속도로 통제를 이유로 재택근무가 일찌감치 강력히 권고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네덜란드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라는 '악명'이 무색하리만큼 숙소에서 정상회의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동안 마주친 행인은 손에 꼽혔다.


'오렌지 방패'(Orange Shield)라고 명명된 나토 정상회의 보안 작전에 네덜란드 전체 경찰력의 절반가량인 2만 7천여명이 투입됐다. 군 인력은 1만여명에 달한다.
네덜란드 역사상 최대 규모 보안 작전이다. 소요 비용도 1억8천300만 유로(약 2천906억원)로, 애초 예상치의 두 배를 넘겼다.
작전의 핵심 임무는 단연 정상회의를 위해 집결하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 엄호다.
나토와 네덜란드 당국에 따르면 24, 25일 양일간 열리는 정상회의 기간 32개 회원국 및 초청국을 포함해 40여개국 정상 및 고위급 대표단이 집결할 예정이다.
인원수로는 1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 활주로 1개는 아예 각국 전용기 전용 활주로로 바뀌었다. 공항에서 헤이그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일부도 대표단 통행로로만 사용된다.


헤이그 반경 16㎞ 이내에 드론 등 공중장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상공 감시를 위해 헬리콥터와 F-35 전투기 등의 자산이 투입된다.
인근 해상에는 해군 함정이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인 가운데 일부 어선을 제외한 모든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헤이그 방문 시 묵을 것으로 예상되는 헤이그에서 약 30㎞ 떨어진 해안가의 5성급 호텔도 '철통 경호' 모드에 돌입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동 사태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막판까지 유동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대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 대통령 불참 사례가 사실상 전무한 데다 이번 정상회의 핵심 의제가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한 '국방비 증액'인 만큼 현재로선 참석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난 21일 '비스트'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방탄 차량이 먼저 헤이그에 도착한 모습이 외신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취재증 신청을 한 각국 언론인은 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미권과 유럽 언론은 기본이고 알자지라 등 아랍권과 일본 및 중국 매체들도 다수다.
각국 취재진은 아침 일찍부터 프레스센터 내 좌석마다 매체명을 적은 종이를 붙여놓는 '자리 선점' 경쟁을 벌였다.
정상회의장 인근의 비싼 숙박료 탓에 로테르담, 델프트 등 인근 도시에 숙박을 잡은 매체들도 여럿이다.
한 외신 기자는 "헤이그에서 개최된다는 발표가 1년 전에 나자마자 회사 차원에서 호텔을 예약해뒀다"며 "트럼프 재선 성공 뒤 처음 나토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여서 아마도 희의 기간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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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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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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