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창원NC파크는 창원시와 십수년을 같이 한 소중한 자산이다. 창원시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23일 오후, 제144회 창원시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창원NC파크 관련 시정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이다. 원론적인 답변이었겠지만, 애석하게도 이는 NC 다이노스가 원하는 답이 아니다.
NC는 지난 5일, 야구장 시설 개선, 2군 훈련장 확보, 전광판 추가 제작, 주차장 증설, 대중교통 노선 확충, KTX 노선 확대, 창원시 지원 확대 등을 담은 21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시설 분야, 접근성, 지역성 극복, 기타 등 분야를 세분화 해서 창원시에 구체적인 지원과 확답을 요청했다.
항간에서는 NC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NC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사실 위의 내용들은 낯설지 않다. 창원시가 NC를 유치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들이 대부분이다. 위 요구 사항이 무리하다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나 다름 없는 행태다. NC는 “구단이 요청한 내용은, 타 구단 및 타 지역 수준의 시설 및 인프라를 구축해 달라는 것과 창원시가 구단 유치시 약속을 이행해 달라는 요청이다”고 강조하며 “창원시는 구단 유치 당시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해서 타 지역과 뒤쳐지지 않는 지원, 특히 구장 사용료에 대해 구단이 독자 운영이 가능할 수준으로 하겠다’는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 결과 NC는 330억원에 달하는 구장 사용료를 이미 납부했다. 이번 요청은 구단 유치시 했던 약속 이행을 요청하는 제안이다”고 설명했다.
“이전 명분 쌓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구단은 “NC가 창원시에 전달한 요청사항은 지역사회와의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협상안일 뿐, 일방적인 강요나 압박이 아니다. 구단은 연고지 이전을 전제로 이 같은 요청을 한 적이 없다.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창원시와 지속적인 상생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경영 판단과 협상의 일환으로 하는 제안이며 ‘이전 명분 쌓기’는 사실무근이다”고 강하게 말했다.
NC는 시설 분야에서 창원NC파크와 마산구장 관리를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맡아주기를 요구했다. NC 구단은 경기 소모품과 그라운드 관리를 하고, 전체적인 시설 개보수 및 관리는 창원시가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임시 홈구장이었던 울산 문수구장의 예를 들면서 문수구장은 울산시가 전체 시설물 유지 관리 보수를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팬 서비스와 부대 시설 개선을 위해 외야 관중석 2000석 증설, 팀 스토어 2층 확장, 전광판 추가 제작도 요청했다. 선수 육성을 위해 마산구장 외 연습구장 2개면, 실내연습장, 선수단 숙소도 요청했다. 2군 관련 시설은 전 창원시장과 구두로 논의됐던 사항이다. 2군 훈련 시설 확충은 NC와 창원시가 필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과거 경남 고성군과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으나 파기했고, 추후 진해야구장 보수공사 관련도 창원시의 몽니와 부지 소유주인 국방부와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 NC는 이후 포항 고양 등으로 2군이 떠돌아다니는 등 여전히 열악한 2군 환경에 놓여져 있다.
팬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 대중교통 노선 확대(신설, 경유, 연장), 셔틀버스 운행, 마산야구센터 내 추가 철골주차장(700면) 추가 설치, 마산야구센터 인근 신규 주차시설 신설 등을 요구했다. 원정팬들을 위한 KTX 증편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지역성 극복을 위한 요구 사항으로 연간 13억원 광고계약을 통해 구단 유치 공양 중 사용료 감면 적용, 연간 티켓 5만장(약 10억원) 구입 지원이 있다. NC 관계자는 “광고 계약은 창원시에서 처음 구단 유치 때 독자적으로 운영 가능한 형태의 지원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연간 사용료 13억원을 선납한 것을 광고로 반환해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면서 “관중 동원이 최하위인데, 창원시에서 적극적으로 연간 티켓을 구입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NC는 위 21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6월 말까지 창원시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후 창원시와 NC는 상생협력단이라는 이름 아래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무진 선에서야 얘기들이 오가고 있겠지만 창원시의 목소리가 외부로 나온 것은 지난 23일 장금용 시장 권한대행의 시정 질문 답변 뿐이다. 장 권한대행은 “츠로야구단이 있는 것만으로도 저희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창원시정이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NC측에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많은 사안에 대해서, 과거의 서운함에 대해서 연고지 이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NC파크 문제와 관련해 조속히 대안을 찾고, 더 책임 있는 자세로 NC와 잘 해결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 시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박완수 경남도지사까지 23일 열린 실국본부장회의에서 “NC 다이노스는 도민의 사랑을 받는 지역 공동체의 자산”이라며 “NC의 요구사항은 창원시가 검토·결정할 사안이지만 경남도도 실현 가능성과 도민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NC파크 문제를 언급했다.
지난 3월 29일 발생한 외장마감자재 구조물 루버의 낙하 사고로 관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 이후, 창원시와 시설관리공단의 늑장 대처와 책임 떠넘기기에 속앓이를 했다. 창원NC파크가 안전점검으로 잠정 폐쇄되면서 선수단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창원시에 대한 실망감은 점점 커져갔다.
외부에서 44경기를 소화했고 구장 광고권 계약, 선수단 숙소 비용, 시즌권 구매자 보상, 식음료 매장 미운영으로 인한 손해배상 등으로 손실액만 두 달 만에 40억원이 넘어갔다. 직간접적 손실액은 40억원 플러스 알파다.
이진만 대표이사는 창원NC파크 재개장 첫 날인 5월 31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단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구단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향후 신뢰 바탕으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파트너십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 30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다. 홈팀 NC가 긴 방황을 끝내고 홈구장으로 돌아왔다.NC 다이노스 이진만 대표가 창원NC파크 재개장 관련 구단 입장과 향후 대처에 대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5.05.30 / [email protected]
창원시의 제대로 된 대처가 없다면 연고지 이전까지 검토하겠다는 발언이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연고이전 단어 자체에 민감했던 NC였지만 이제 스스로 연고 이전을 꺼내는 수준이 됐다.
실제로 NC 구단과 진지하게 연고지 이전 논의를 해 나갈 복수의 지자체가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NC가 창원시에 제안한 21가지 조건보다 더 나은 조건들이라고.
NC가 답변을 요구한 6월 말이 다 되어가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 노력하겠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NC도 창원시에 14년째 정착하고 있기에 연고 이전 자체가 부담스럽다. 선수들 프런트의 터전도 이제 모두 창원이다. 최선은 NC와 창원시가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 하지만 NC가 그동안 연고지에 외면 받아왔던 시간과 상처들을 생각하면 창원시의 진정성 있는 대책과 요구사항 수용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NC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 30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라일리가, 방문팀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홈 컴백 경기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25.05.30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