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힘을 통한 평화' 과시…막판 갈등 중재자로서 존재감 부각
하마스 기습후 '벼랑 끝' 몰렸던 네타냐후, 정치 인생 '최대 승리'
하메네이, 미·이스라엘 공격에 무기력…사실상 백기투항에 입지 흔들
'휴전합의'에 트럼프·네타냐후 웃고…하메네이 최대 정치적 위기
트럼프, '힘을 통한 평화' 과시…막판 갈등 중재자로서 존재감 부각
하마스 기습후 '벼랑 끝' 몰렸던 네타냐후, 정치 인생 '최대 승리'
하메네이, 미·이스라엘 공격에 무기력…사실상 백기투항에 입지 흔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합의 발표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봉합 국면에 돌입하면서 이번 분쟁을 둘러싼 3국 정상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고 휴전까지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를 과시하는 한편, 막판 갈등의 조정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평가다.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시작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을 끌어들여 이란의 핵시설을 상당히 무력화하는 한편, 연임을 넘볼 정도로 자국 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반면 40년 가까이 이란에서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리멸렬한 대응 끝에 사실상 백기투항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전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지 단 이틀 뒤에 이뤄진 전격적 발표였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식 휴전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휴전이 발효됐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도 이스라엘을 향한 막판 공습 이후에 "휴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휴전 합의를 끌어내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상당히 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확산과 자국민에 대한 보복을 우려하는 국내외 비판을 무릅쓰고 B-2 전략폭격기와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대거 동원하는 대규모 직접 군사개입을 결단했다.
이 군사 작전을 두고 한때는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 세력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문제 개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이란이 미군을 상대로 반격 수위를 억제한 데 이어 휴전까지 합의하고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중동의 전쟁 확산을 막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이란이 휴전을 최종 수용하고 이행한다면 미군의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이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볼수 있다. 상당한 타격을 입은 이란으로서는 별다른 효과적 대응 수단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피스메이커'를 자처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분쟁을 멈추게 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취임 첫날이면 전쟁을 멈추고 전 세계에 통합을 가져오겠다고 공언했었으나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체면을 구기고 있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대결 국면에서 정치 인생의 최대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결단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면서 국내에서는 '영웅' 대접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2023년 10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때만 해도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는 불분명했다.
그러나 '이란 핵 저지'라는 이스라엘 국민의 숙원에 다가가면서 정치적 회생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심지어 네타냐후 총리를 선봉에서 비판해오던 이스라엘 제1야당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도 최근 미국을 끌어들여 이란을 공격한 데 대해 "네타냐후가 이 순간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것은 네타냐후에게도 성공이고, 트럼프에게도 성공이며, 자유세계에도 성공"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전쟁에서 거둔 성공을 계기로 추후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협상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전쟁 내내 암살을 걱정하다가 이제 국가의 존립까지 고민할 처지가 됐다.
1989년 집권 이후 신정체제 이란의 최고 지도자로 군림하던 하메네이가 가장 큰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NYT 보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자신이 암살당할 경우에 대비해 후계자 후보 3명을 지명해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그가 암살되는 급변사태가 없다면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한 현재 신정일치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으로서도 이란의 권력공백 또는 군부 집권, 전면전을 통한 정권 교체보다는 현 체제 유지가 중동의 안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허점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하메네이의 입지가 크게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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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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