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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만에 재개한 한미 장관급 협상...24~26일엔 3차 기술협의

중앙일보

2025.06.24 00:34 2025.06.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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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4/뉴스1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동시에 만나 관세 문제를 협의했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정인교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리어 대표를 만난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개된 장관급 회담이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철강·자동차 등 주요 품목관세 면제의 중요성을 미측에 강조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이 상호호혜적인 합의를 도출하자는 취지로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협상을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한·미 간 공급망 협력과 산업 전략 연계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통상당국은 지난 16일 ‘대미 협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세 협상과 산업·에너지 등을 포괄하는 대미 협상 패키지를 준비해왔다. 여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 간 제조업 파트너십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관급 회담에 이어 협상단은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3차 한·미 기술협의(technical discussions)를 진행한다. 3차 협의에선 지난달 열린 1·2차 협의에서 미국이 제기한 요구사항에 대해 그동안 통상당국이 관계부처와 검토한 내용을 토대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선 기술협의에서 미국은 한국에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 정밀 지도 반출 등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지적해온 광범위한 비관세 조치의 해소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첫 협상을 시작했지만, 상호관세 유예기간인 7월 8일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 본부장은 출국에 앞서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제 ‘줄라이 패키지’라는 말은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면서 “미국 내 상황도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가변적이어서 7월 초의 상황을 현재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후 미국 정부 측에서 관세 관련 언급은 크게 줄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18개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데, 영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협상단에는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과장이 동행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부여해온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와 관련해 정부와 업계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VEU는 미국 장비 및 기술을 별도 수출 허가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미국 정부가 이를 철회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내 미국 장비 반입을 위해 매건 별로 상무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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