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뒷전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다시 시동 거나
트럼프, 25일 젤렌스키와 회동…중재 노력 재개 가능성
이, 하마스 압박은 거세질 듯…"가자전쟁도 끝내야" 요구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강제' 휴전 선언을 이스라엘과 이란이 받아들이면서 중동 사태에 뒷전으로 밀린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 다시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힘을 통한 평화'를 이뤄낸 자신감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다소 외면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에 다시 팔을 걷어붙일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한 고위 소식통은 AFP통신에 "회동은 이른 오후로 잡혔으며 실무진이 세부 내용을 최종 조율 중"이라며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회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16일과 지난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직접 만났지만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만 합의했을 뿐 휴전 조건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처럼 휴전 협상이 공전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야간 공습이 수위를 더해가며 사상자가 속출했다.
24일에도 동북부 도시 수미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5세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수도 키이우 등지에서 10명이 숨졌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우크라이나의 반격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석유 저장소를 공격해 불태웠다고 밝혔다. 이 저장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군에 석유를 공급하는 시설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측의 격렬한 공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론 오히려 덜 주목받으며 휴전 협상을 위한 후속 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다.
애초 자신이 집권하면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언급을 자제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25일 회동을 계기로 다시 우크라이나 휴전 중재 노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선 제기된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이란과 휴전으로 부담을 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적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가자지구 민방위대에 따르면 이날도 중부 지역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과 포격을 가해 21명이 숨지고 약 150명이 다쳤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에서는 이란과 휴전 합의 발표 이후 가자지구 전쟁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젠 가자지구다. 거기도 끝내야 한다"며 "인질들을 돌려보내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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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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