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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789회, '용원중' 트리오 완벽 세팅…'마지막 가을야구' 2017년 후반기의 데자뷰

OSEN

2025.06.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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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 상승세는 승부처에서 터지는 타선의 화력, 그리고 안정된 불펜진의 활약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불펜진은 그동안 악전고투 했다. 우완 필승조 정철원, 좌완 애니콜 정현수, 마무리 김원중에 리드와 관계없이 마운드에 오르며 마당쇠 역할을 했던 김상수까지. 이들은 5월 중순까지 이닝을 나눠 막으면서 롯데의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하지만 5월 17일을 기점으로, 롯데 불펜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2020년 1차지명 투수로 회전력 높은 돌직구를 던진 최준용이 복귀했다. 2021년 20홀드를 기록하는 등 건강하면 핵심 필승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선수가 돌아왔다. 지난해 8월 우측 어깨 견관절 수술을 받으면서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통증의 근원을 완벽하게 도려냈다.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복귀에 박차를 가했지만 이번에는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 결국 5월 중순이 되어서야 최준용은 1군 마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최준용은 복귀와 동시에 최고 시속 153km의 패스트볼을 연거푸 뿌려댔다. 과거보다 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기대했던 필승조 한 자리를 완벽하게 차지했다. 재활 과정에서 김현욱 잔류군 투수코치, 임경완 퍼포먼스 코치가 합심해서 최준용의 몸 상태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았고 현재 롯데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투수가 됐다.

자연스럽게 기존의 셋업맨 정철원, 마무리 김원중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최준용 합류 이전에는 두 선수가 약 1이닝 가량 앞서서 나와야 했다. 6~7회를 책임지는 투수가 부족했고 또 불안해서 정철원과 김원중이 조기에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준용이 돌아온 5월 17일 이후 확실하게 보직이 정립됐다. 좌타 원포인트 스페셜리스트로 중용을 받았던 정현수의 부담이 줄었다. 최준용이 정철원에 앞서 7회를 책임져 주면서 불펜진이 완벽하게 세팅됐다. 7회 최준용-8회 정철원-9회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이 구축됐다. 5월 17일이 롯데 불펜, 그리고 시즌 전체로 봐서도 분기점이 되어가고 있다. 비록 선발진에서 박세웅, 터커 데이비슨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불펜진이 안정이 되면서 타선이 조금이라도 활발하게 터져준다면, 불펜진으로 승부를 보는 경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데이터를 보더라도 최준용이 합류하기 전과 후가 많이 차이난다 . 최준용 합류 전인 5월 16일까지 롯데 불펜은 평균자책점 5.17로 리그 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준용이 합류한 5월 17일 이후, 롯데 불펜은 여실히 달라졌다. 불펜 평균자책점 3.45로 1위다. 피OPS 역시 .630으로 최저 1위다. 다른 불펜진의 부담이 확실하게 줄어들면서 불펜진이 시너지 상승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13승 무패로 무적이다. 

최준용은 복귀 후 17경기 승패 없이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정철원도 16경기 2승 5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안정을 찾고 있다. 최준용 복귀 이전, 정철원은 23경기 2승 1패 11홀드 평균자책점 5.06에 그쳤다.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는 최준용 합류 이후 등판 경기 페이스가 주춤하고 있다. 최준용 복귀 후 17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활약 중이다. 마무리 김원중은 올해 전반기에만 32경기 3승 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1.56의 특급 마무리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최준용 한 명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김태형 감독은 웬만하면 최준용-정철원-김원중 순으로 필승조 투입 순서를 지키려고 한다. 김 감독은 “순리대로 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당초 계획했던 필승조 구상을 그대로 밀어붙이려고 한다. 

롯데가 가장 최근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7년과 비슷한 모양새다. 시기는 달랐지만 롯데는 2017년 후반기 마무리 손승락을 필두로 고질적인 팔꿈치, 어깨 통증을 극복하고 7년 만에 돌아온 ‘2009년 다승왕’ 조정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했던 ‘싸움닭’ 박진형이 후반기 필승조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3명의 투수가 7~9회를 책임지면서 롯데는 후반기 진격했고 최종 3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당시 롯데는 후반기에만 39승(18패 1무)을 쓸어 담으면서 구단 정규시즌 최다승(80승 62패 2무)의 기록으로 정규시즌 3위에 오른 바 있다. 

현재도 롯데는 주전 야수들의 줄부상으로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이미 전반기에 41승(31패 3무)을 수확하며 역대급 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팅된 필승조들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준용 정철원 김원중의 필승조 라인은 계속 회자될 것이다. /[email protected]


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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