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트럼프 IP4 회동 불참' 통보에 나토회의 참석 취소"
日·나토, 사이버공격 관련 정보 공유…나토, 日사무소 설치 사실상 단념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네덜란드 헤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한 것은 애초 현지에서 예정된 미국, 나토, 인도·태평양 4개국(IP4) 간 회동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참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IP4 간 회동은 나토 정상회의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번 회의는 전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막했다.
그런데 미국은 IP4와 회동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측에 알렸다. 마이니치는 미국의 통보 시점을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21일 이후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IP4와 회동에 불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란 공격에 대해 동맹국 정상으로부터 성가신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던 것 아닌가"라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교환을 중시하던 이시바 총리는 한국, 호주와 보조를 맞춰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안전보장은 불가분이라고 강조해 왔으나, 이재명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불참하고 중동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이시바 총리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더라도 관세 문제 합의가 어렵고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참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니치는 일본이 지금까지 현안이 많았던 한국, 중국과는 관계를 개선·유지하고 있다면서 "일본 외교가 트럼프 행정부에 휘둘리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외무성 간부는 "중요한 안건에서 불확실성이 늘어나는 것은 미국(관련 사안)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를 대신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24일 뤼터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방위산업 협력 심화와 안보 연계 방침을 확인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양측은 북한, 우크라이나, 이란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뜻을 같이하는 나라와 지역 안보 과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일본은 나토 회원국과 사이버 공격에 관한 정보 공유를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이 사용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정보를 방위 당국 간에 교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나토는 그동안 검토해 온 일본 내 연락사무소 설치를 사실상 단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나토 당국자는 24일 "현재는 협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토의 일본 사무소 개설 구상은 2023년 알려졌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부정적 의사를 표명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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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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