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작년 분쟁지역 아동권리 침해 4만건…역대 최다"
아동 대상 성폭력은 2천건 육박…팬데믹 이후 매년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전쟁과 무력 충돌 속에서 아동에 대한 심각한 권리 침해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발표한 '아동과 무력분쟁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는 총 4만1천370건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유엔은 아동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 살해 및 중대한 상해 ▲ 납치 ▲ 성폭력 ▲ 아동 징집 ▲ 학교 및 병원에 대한 공격 ▲ 인도주의적 접근 등 6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은 아동 살해 및 중대한 상해로, 1만1천967건이 보고됐다.
지역별로는 팔레스타인 점령지(8천544건), 콩고민주공화국(4천43건), 소말리아(2천568건), 나이지리아(2천436건), 아이티(2천269건) 순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최소 1천938건이 확인돼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집단 성폭행 사례도 크게 늘어, 유엔이 관련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한 2021년 이래 가장 많았다.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아이티(566건), 나이지리아(419건), 콩고민주공화국(358건), 소말리아(267건) 순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성폭력이 제대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피해 아동이 사회적 낙인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거나, 의료와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집단 성폭행의 증가가 성폭력이 무장 세력의 전술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부 무장단체들은 점령 지역의 통제를 강화하거나 민간인을 몰아내기 위해, 또는 특정 성별이나 민족 집단을 겨냥해 여아를 납치하거나 강제로 징집해 성폭력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전쟁 무기와 같은 전략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성폭력 피해 아동은 평생에 걸쳐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임신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출산 합병증은 물론 교육 중단과 사회적 낙인 등 2차 피해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예전에는 숨겨졌던 성폭력이 이제는 전쟁의 전략이 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총과 폭탄만큼이나 심각한 범죄로 다뤄져야 한다"며 각국 정부를 향해 생존 아동에 대한 치료와 회복을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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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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