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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줄이고 발열 잡았다…LG이노텍 차세대 스마트폰 기판 세계 첫선

중앙일보

2025.06.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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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되는 '코퍼 포스트(Cu-Post, 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 제품 적용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코퍼 포스트 기술을 적용한 RF-SiP 기판.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이 스마트폰의 두께를 줄이면서 발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25일 LG이노텍은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할 수 있는 ‘코퍼 포스트(Cu-Post·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 제품 적용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칩은 기판을 거쳐 메인보드와 연결돼 전력과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이 기술은 메인보드와 반도체 기판 사이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기존에는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Solder Ball)'을 통해 메인보드와 반도체 기판을 연결했다. 솔더볼을 촘촘히 배열할수록 더 많은 회로를 연결해 제품의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볼의 크기가 커서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간격이 너무 좁을 경우에는 납땜 과정에서 녹은 솔더볼이 서로 달라붙는 문제도 있었다.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기존 ‘솔더볼’(Solder Ball·납땜용 구슬) 방식과 ‘코퍼 포스트’‘코퍼 포스트’(Cu-Post·구리 기둥) 기술의 차이. 자료 LG이노텍

LG이노텍은 솔더볼이 아닌 구리기둥 방식을 고안해냈다. 메인보드와 반도체 기판 사이에 구리 기둥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반원 형태의 솔더볼을 작게 얹는 형태다. 기존 솔더볼 대비 면적과 크기를 줄일 수 있고, 납보다 녹는점이 높은 구리 덕분에 고온 공정에서도 더 촘촘한 배열이 가능해졌다. LG이노텍은 이 기술로 반도체 기판 크기를 최대 20%가량 줄일 수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술은 반도체 업계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발열 제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최근 반도체 칩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열이 많이 발생해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칩이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문제가 커지면서 열 관리 기술이 중요해졌다. 일례로 SK하이닉스는 독자적인 제조 공법으로 열 방출 성능을 높인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구리는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패키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방출할 수 있다”며 “코퍼 포스트 기술을 통해 열에 의한 칩 성능 저하를 최소화해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 기술에 대한 40여건의 특허를 바탕으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서 시장 우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혁신 제품으로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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