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고(故) 박지아가 유작 ‘살롱 드 홈즈’를 통해 마지막까지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현실감 넘치는 부녀회장 연기로 안방극장에 짙은 여운을 선사하며, 생전의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고스란히 전했다.
ENA 월화드라마 ‘살롱 드 홈즈’(연출 민진기·정현남, 극본 김연신)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무대로 벌어지는 여성 4인방의 유쾌한 빌런 응징기를 그린 코믹 워맨스 활극. 박지아는 극 중 아파트 집값 수호에 일생을 건 부녀회장 최선자 역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회부터 4회까지 방송에서 박지아는 특유의 기품 있는 비주얼과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로 신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때로는 주민을 대표해 목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아파트 내 사건에 촘촘히 개입하며 실제 있을 법한 부녀회장을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무엇보다 이시영(공미리 역)과의 케미는 단연 돋보였다. 박지아는 공용 쓰레기장 문제 해결을 위해 그녀의 남편(정상훈 분)이 운영하는 헬스장에까지 발벗고 나서는 등 유쾌한 작전(?)을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주민들과의 끈끈한 호흡은 물론, 정의감 넘치는 해결사 팀을 ‘아파트의 영웅’이라 소개하는 장면은 극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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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홈즈’는 안타깝게도 박지아의 유작이 됐다. 박지아는 지난해 9월, 뇌경색으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의 슬픔을 자아냈다. ‘기담’, ‘곤지암’, ‘광해, 왕이 된 남자’, ‘굿와이프’, ‘더 글로리’ 등 다양한 작품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해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마지막까지도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앞서 '살롱 드 홈즈' 민진기 감독은 OSEN에 "박지아 배우님은 투병 중에도 누구보다 강한 연기 열정을 보여주셨다. 투병 중임을 말씀하지 않으셔서 동료 배우들이나 스테프들이 알 수는 없었지만 배우 본인께서는 현장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셨고 다른 배우의 연기에도 모든 리액션을 다 해주실 만큼 프로다우셨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박지아는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났지만, ‘살롱 드 홈즈’에 담긴 그의 연기는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