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 없으면 한국도 할 만하다?” 중국의 계산은 이번에도 단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물어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새 사령탑으로는 U-20 대표팀을 맡고 있던 데얀 주르제비치 감독이 성인 대표팀을 승격 지휘하게 됐다. 그의 데뷔전은 다름 아닌 한국전이다. 오는 7월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동아시안컵(동아시아 E-1 챔피언십) 1차전이 그 무대다.
이번 월드컵은 48개국 체제로 개편되면서 중국 내에서 본선 진출 기대감이 폭발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이반코비치 감독 체제의 중국은 3차 예선을 3승 7패로 마무리, C조 5위에 그쳤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자 중국축구협회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이반코비치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양측 계약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 시 위약금 지급 없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단 조항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후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당연히 월드컵 본선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경질 직후 선수들과 아무런 작별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새벽 1시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그는 월드컵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를 도달하지 못해) 경질된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그의 지도 아래에서 팀 성적은 참담했다. 결과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소후닷컴’은 “중국 대표팀 선수들은 결코 실력이 부족하지 않았다. 우레이, 장광타이, 장위닝, 왕다레이 등은 리그에서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 우수한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그의 전술은 낡고 재미없었고, 경기 중 지휘 능력은 형편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소후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3차 예선 절반쯤 진행됐을 때 이미 교체됐어야 했다”라며 “그때 변화가 있었다면 중국 축구는 지금 같은 처참한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라고 한탄했다.
한편 이 매체는 17일 ‘지보8’을 인용해 “20세 이하(U-20) 중국 축구대표팀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중국 성인 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고 7월 동아시안컵에 나선다”라고 보도했다.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 직후 후임 작업에 들어간 중국축구협회는 한국인 감독, 기존 코치진 중 중국 출신 등을 후보군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체할 감독은 올해 2월 중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202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8강 탈락)에 나섰던 주르예비치 감독으로 전해진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8강 탈락했던 중국은 대회에 걸려있던 U-20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유럽파를 제외한 실험적 멤버로 나선다. A매치 데이 일정이 아닌 만큼 유럽파 차출은 불가능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오직 K리거 20명과 J리거 3명으로 구성된 명단을 23일 발표했다. 조현우, 김주성, 이태석, 김진규 등 기존 A대표팀 멤버들과 함께, 변준수·이승원·이호재 등 총 7명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마치다에서 뛰는 나상호는 2년 만의 복귀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은 은근히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지 매체 ‘슛 차이나’는 “한국 대표팀 명단에 손흥민은 없다. 해외파 의무 출전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해외파도 없고 이번 명단은 대다수가 K리거고, 중국이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슛 차이나는 나상호를 경계 대상으로 꼽으며 “2023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지만, J리그서 4골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손흥민을 포함한 해외없다고 해도 K리그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전진우를 포함해서 K리그 최정예 멤버라 중국을 압도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