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지난 시즌 개인 성과 면에서 최고는 아니었고, 다음 달이면 만 33세가 된다. 계약 기간은 1년 남았다. 이제 토트넘이 이 전설과 작별을 고할 때일까?"라며 손흥민의 2024-2025시즌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토트넘은 변화와 재건의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라는 충격적인 성적 끝에, 구단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토트넘의 전력은 리그 17위 수준은 아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리그 우승에 집중하면서 리그 성적을 어느 정도 희생한 것이 하위권 순위의 원인이 되었다. 옵타는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도, 2024-2025시즌 예상 승점 모델에 따르면 토트넘의 퍼포먼스는 리그 14위 수준이었다"라고 전했다.
프랭크 감독은 팀 전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장 경쟁력을 갖춘 팀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팀 분위기가 긍정적인 가운데, 과도한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매체는 "이번 여름 토트넘이 내려야 할 가장 큰 결정은 주장 손흥민의 거취다. 그의 계약은 1년밖에 남지 않았고, 몇 주 후면 33세가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지난 시즌의 손흥민은 '그 손흥민' 같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손흥민의 하향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다. 속도와 폭발적인 움직임에 기반한 선수인 만큼, 나이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36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을 때부터 손흥민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항상 이러한 의심을 경기력으로 돌파해왔다. 특히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2023-2024시즌에는 35경기에서 17골(페널티 킥 2골 포함) 10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 5위로 이끌었다. 페널티 킥 제외 공격포인트 기준으로는 25개였는데, 이는 올리 왓킨스(32개), 필 포든(27개)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2024-2025시즌은 달랐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서 7골(페널티 킥 1골 포함), 9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부상에 시달리며, 모든 대회를 통틀어 마지막 18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다.
옵타는 "그의 경기력과 존재감은 과거 10년간 보여줬던 손흥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페널티 킥 키커 역할까지 맡은 상황에서 리그 골 수는 토트넘 입단 첫 해인 2015-2016시즌(13경기 선발) 이후 최저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손흥민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토트넘은 고민에 직면했다. '레전드에게 마지막 시즌을 허락할 것인가, 아니면 이적료를 챙길 것인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구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을 통해 감정보다 이성을 우선시한다는 메시지를 이미 보였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최근 구단 채널을 통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구단을 위한 최선이라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그보다 훨씬 더 감정적인 존재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팀의 중심이었고, 유일하게 남아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함께했다. 결승전에서는 막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은 아니었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릴 자격은 충분했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 5위(173골)에 올라 있고, 단 한 골만 더 넣으면 마틴 치버스(174골)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선다. 3위 보비 스미스(208골)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순위 상승은 시간문제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통산 득점 16위(127골), 도움 17위(71도움)이며, 2016-2017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8시즌 연속으로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과 최소 6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손흥민만큼 양발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도 드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른발로 40골 이상 넣은 80명의 선수 중, 왼발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바로 손흥민(38.6%)이다. 양발 슈팅 능력, 돌파력, 방향 전환 등에서 그의 전성기는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옵타는 "최근 1년간은 예전만 못했다. 특유의 민첩함과 날카로운 마무리는 예전보다 줄어들었고, 특히 시즌 막판에는 '전방위 위협'으로서의 존재감이 흐릿해졌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는 비(非)페널티 킥 골 기준 90분당 0.26골에 그쳤고, 기대 득점(xG) 기준으로도 0.25로 토트넘 입단 이후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2020-2021시즌에도 0.26 xG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당시엔 탁월한 결정력으로 16골을 넣으며 기대치를 +7.1이나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은 5.8 xG에서 6골을 넣는 데 그쳤다(+0.2)"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는 늘 반등해왔던 선수다. 하지만 이제 곧 만 33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하락세의 현실을 외면하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렇다고 그가 전반적으로 나빴던 건 아니다. 90분당 0.38도움은 손흥민 커리어 최고 수치였고, 오픈플레이 찬스 창출은 1.9회로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높았다. '빅 찬스' 창출은 90분당 0.68회로 프리미어리그 전체 5위였다(사카, 맥닐, 더 브라위너, 살라에 이어)"라며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도 있다. 최근 2년간 토트넘은 케인, 요리스, 다이어, 호이비에르 등 주요 리더를 모두 떠나보냈고, 손흥민은 그 공백을 메운 인물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기준점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고, 그의 공백이 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토트넘의 성적은 손흥민의 유무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옵타에 따르면 2024-2025시즌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한 24경기에서 토트넘은 41.7% 승률(10승)을 기록했지만, 결장한 14경기에서는 단 1승(7.1%)에 그쳤다. 경기당 득점도 손이 있을 땐 2.1골, 없을 땐 1.0골로 절반 수준이었다. 평균 승점도 1.4점(출전 시)에서 0.4점(결장 시)으로 급감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손흥민 혼자에게 귀결시킬 순 없지만, 그의 존재가 팀 전체에 끼치는 영향력은 분명하다. 그가 그라운드에 있을 때, 팀은 다르다.
보도에 따르면 구단은 손흥민에게 결정을 맡길 예정이며, 그의 의사 없이 강제로 이적시키지는 않을 계획이다.
옵타는 "데이터가 말해주듯, 손흥민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은 훨씬 더 참혹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1년 후 자유계약으로 떠나는 상황이 되더라도, 팀의 안정을 위해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토트넘이지만, 지난 시즌 리그 성적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만큼, 지금은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을 놓아줄 타이밍이 아닐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