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서 '증세 반대 의회 점거' 1주년 대규모 시위
경찰과 충돌, "2명 사망" 보도도…생중계 중단 명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동부 아프리카 케냐에서 25일(현지시간) 증세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정부의 부패와 물가 상승 등에 항의했다.
평화롭게 거리를 행진하던 시위대는 나이로비의 정부 건물 주변 등지에서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하는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AFP는 나이로비에서 100㎞ 떨어진 마투우 마을에서 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했다고 보도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케냐국립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은 부상자 56명이 입원했으며 아직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케냐 당국은 현지 방송사에 이날 시위 생중계를 중단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방송사 KTN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를 계속했다.
지난해 6∼7월 케냐에서는 증세 반대 시위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며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가 주도한 시위는 지난해 6월 25일 시위대가 증세 법안을 통과시킨 의회를 습격하며 정점을 이뤘고,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이튿날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히며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루토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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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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