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빠르게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나승엽이 치명적인 포구 실책으로 팀의 좋은 흐름을 깨뜨렸다.
롯데는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7로 완패를 당했다. 4연승에서 연승이 중단됐다. 시즌 41승 32패 3무에 머물렀다. 이날 승리 했으면 우천 취소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2위까지 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팽팽했던 경기 초중반의 흐름이 실책 하나로 일순간에 깨졌다. 롯데는 터커 데이비슨이 선발 등판해 위태로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몫은 다했다. 6회 2사까지 마운드에서 버텼다.
2-2 동점이던 6회 2사 1,2루에서 2루에 있던 대주자 최정원에게 기습적인 3루 도루를 허용했고 결국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5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그러나 후속 투수 김강현이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정리했다. 타선은 이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7회초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키고 버티는 일만 남았다. 올해 롯데의 강점이 바로 지키고 버티는 것이었다. 7회말이 승부처였다.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천재환의 보내기 번트 시도를 마운드의 김강현이 침착하게 잡아서 3루에 송구,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NC의 흐름을 한 차례 끊었다. 이후 김주원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2사 1루에 묶어뒀다.
그러나 김강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현수가 대타 오영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2루. 이후 NC는 다시 한 번 대타 손아섭이 등장했다. 정현수는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이닝을 끝내는 듯 했다. 1점 차로 유지한 채 경기 후반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손아섭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나승엽이 허둥지둥 대면서 놓쳤다. 치명적인 포구 실책으로 2사 만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결국 2사 만루에서 맞이한 데이비슨 타석,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롯데는 데이비슨 타석에 필승조 정철원까지 투입했다. 1점 뒤지고 있지만 이를 틀어막고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데이비슨의 빗맞은 타구가 투수 정철원의 글러브에 맞고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2루수 내야안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나승엽의 실책으로 이닝을 끝내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이후 박건우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NC로 많이 넘어간 뒤였다. 결국 8회 김형준에게 쐐기 투런포 등 3실점을 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6월 초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훈련 과정에서 공에 눈을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1군 복귀 시점이 더 늦어졌다. 실전 감각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무게감이 다르다”면서 나승엽의 복귀를 반긴 김태형 감독이다.
나승엽도 “경기를 매일 빠지지 않고 챙겨봤다. 보면서도 너무 좋았다”라며 “내가 빨리 가서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단 한 명의 선수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서 뒤집는 모습들이 너무 멋져 보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나승엽은 2회 1사 3루에서 맞이한 복귀 첫 타석에서 라일리의 슬라이더와 커브에 연신 헛스윙 하면서 3구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4회 1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를 원 바운드로 크게 넘겨 담장까지 굴러가는 행운의 우선상 적시 3루타를 뽑아냈다. 2-1로 앞서가는 타점을 기록했다. 나름의 성공적인 복귀전이 만들어지려는 찰나, 팽팽한 흐름을 깨는 실책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롯데의 5연승 도전도 무산됐고 2위 도약도 실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