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새 사령탑을 맞이한 중국 축구 대표팀이 첫 단추부터 삐걱이고 있다. 감독 교체 직후 치러지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선수 선발권조차 제한된 상황에서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은 사실상 '묶인 손'으로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 '소후닷컴'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주르예비치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된 50인 예비 명단 외 선수를 발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라고 전했다. 해당 명단은 경질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체제에서 구성된 인원으로, 새롭게 부임한 주르예비치 감독이 전술 구상에 맞는 자원을 호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지난 2월 열린 AFC U-20 아시안컵에서 중국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반코비치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질되자, 중국축구협회는 그를 임시 사령탑으로 내정하고 동아시안컵 지휘봉을 맡겼다.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감독 교체 후 약 3주 만에 대회가 개막하며, 명단 변경은 불가하고 전술 정비도 쉽지 않다. 소후닷컴은 "주르예비치 감독이 선호하는 일부 선수들이 50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소집조차 불가능한 상태"라며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며,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팀 장악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다음 달 7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 첫 경기 상대는 개최국 한국이며, 이후 일본과 홍콩을 차례로 상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력 면에서 불리하다.
소후닷컴은 한국과 일본 대표팀 상황도 함께 분석했다. "한국은 K리그 기반 선수들 위주로 23인 최종 명단을 꾸렸다. 일부 주전급도 포함됐지만 전반적으로 2군에 가까운 전력이다. 일본 역시 자국 리그 중심의 스쿼드가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국이 이들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기대하긴 여전히 어렵다"라며 냉정한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씨는 남아 있다. 소후닷컴은 "주르예비치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역습 전략을 준비 중이다. 그 중심엔 왕위둥이 있다. 그는 U-20 대표팀 시절 주르예비치 감독의 핵심 공격수였고, 이번 대회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비상 상황 속에서도 주르예비치 감독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상적인 자원 구성도, 준비 기간도 부족한 상태에서 그는 결과 이상의 설득력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동아시안컵은 그의 지도력이 시험받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