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6년 코이카 프로젝트…유엔난민기구, 굿네이버스 등과 진행
난민 직업훈련, 지역주민과 공동농장 운영…라디오로 평화 메시지 전파도
[아프리카 기후난민] (20)'자립과 통합' 니제르에 내민 한국 인도주의 손길
2024∼2026년 코이카 프로젝트…유엔난민기구, 굿네이버스 등과 진행
난민 직업훈련, 지역주민과 공동농장 운영…라디오로 평화 메시지 전파도
(니아메
<니제르>
=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에서 1만1천㎞ 떨어진 아프리카 땅에 전해진 온정.
기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약 1주간 서아프리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머물면서 한국의 인도주의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니제르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해 난민캠프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했지만 한국이 니제르 내 난민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외교부 산하기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은 작년부터 니제르에서 '분쟁 취약국 지원 사업'으로 난민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의 사회 통합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6년까지 3년간 니제르 틸라베리주 우알람과 마라디주에서 이어진다.
부르키나파소와 가까운 틸라베리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위협에 따른 난민과 국내 실향민이 많고 니제르 남부 마라디주는 나이지리아와 맞닿은 지역이다.
프로젝트에는 코이카 예산 400만 달러와 유엔난민기구(UNHCR) 예산 50만 달러 등 총 450만 달러(약 61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주요 지원 분야는 ▲ 직업훈련 및 취·창업 프로그램 ▲ 농작물 생산을 위한 공동농장 운영 ▲ 강제 실향민과 지역사회 주민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평화교육 및 지역개발위원회 구축 등 3가지다.
유엔난민기구 니제르 대표부는 현지에서 한국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직업훈련과 평화교육을, 캐나다 NGO 국제긴급원조개발위원회(CIAUD)와 협력해 공동농장 사업을 각각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난민을 비롯한 실향민들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자립할 수 있게 지원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젝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굿네이버스는 작년 8월부터 난민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땅콩 소스를 비롯한 식품 재가공과 재봉, 용접, 자동차 수리, 오토바이 수리 등 다양한 직업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니제르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의 피해가 커졌고 주요 산업인 농업의 타격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직업교육은 젊은이들에게 자아를 실현하고 생계 역량을 강화할 희망이 되는 것이다.
곽지형 굿네이버스 니제르 지부장은 니아메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까지 직업교육을 받은 인원은 우알람에서 200명, 마라디에서 160명 등 약 360명"이라며 "난민들이 새로운 곳에서 잘 정착하고 캠프 내부뿐 아니라 도시에 가서 경제 활동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굿네이버스는 이색적으로 라디오를 통해 '젠더기반폭력(GBV)' 예방 등 평화 메시지를 전파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가 CIAUD와 함께 시행하는 공동농장 운영도 난민들과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틸라베리주 우알람의 공동농장에서는 난민, 지역사회 주민, 국내 실향민 등 약 200명이 함께 모링가, 양배추, 토마토, 양파, 수박, 가지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6.2ha(헥타르·1㏊는 1만㎡)에 달하는 농지에는 모터펌프가 아니라 태양광에 의한 관개 시스템이 적용돼 홍수나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유엔난민기구가 설명했다.
공동농장에는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개량 씨앗'이 심어졌다.
유엔난민기구 우알람 사무소의 우마루 아마두 생계·경제통합담당관은 "공동농장 참여자들이 재배한 작물을 판매하고 직접 소비하면서 매우 만족감을 표현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난민과 국내 실향민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이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라디 지역의 경우 공동농장 3곳(총 7.2ha)에서 난민, 지역사회 주민, 국내 실향민 등 약 210명이 양상추, 토마토, 피망, 후추, 양파, 수박 등 농작물 11종류를 재배하고 있다.
이들 농장에도 가뭄, 홍수와 추운 날씨를 견딜 수 있는 개량 씨앗이 뿌려졌고 친환경 비료가 사용되고 있다.
코이카 프로젝트는 통합, 자립, 평화로운 공존을 강조하는 니제르 정부의 기조와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젝트가 2026년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 니제르 내 직접 수혜자가 총 3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트리스 은고르 디오 유엔난민기구 니제르 부대표는 "코이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시작된 매우 긍정적 아이디어"라며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감소로 니제르 주민들의 고통이 커진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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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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