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가정상담소(KFAM) 정신건강 부서의 상담 과정을 마친 어느 한인 내담자의 감동적인 여정을 공유한다. 그의 이야기는 도움을 요청하는 데 필요한 용기와, 그 용기를 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치유의 과정을 일깨워준다. 이 경험이 다른 이들에게도 격려와 지지, 그리고 현재의 역경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는 직장에서 인종차별적 비방과 언어폭력에 시달린 후, 끊임없는 불안을 겪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그의 출신 배경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출신지를 비하하거나 그가 먹는 음식을 일부러 잘못 부르며 조롱했다. 그들은 그를 경멸적으로 ‘옐로우 페이스(yellow face)’라 불렸고, 그가 한인이라고 밝혔음에도 계속해서 중국인으로 여겼다.
그래서 한인이라고 다시 정정하면, 동료들은 “북한에서 탈출했느냐”, “얼굴 어느 부분에 성형수술을 받았느냐”, “강남스타일은 아느냐”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한국 문화를 비꼬았다. 이러한 불쾌한 상황들은 적대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 그는 출근하기가 싫었고, 휴게실이나 주방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려졌다. 가해자는 2~3명에 불과했지만,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밤에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으며, 항상 날이 선 듯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이는 그의 건강과 인간관계, 업무 집중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매일 조롱이나 괴롭힘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구석에서 조용히 자신의 일만 끝마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조차 그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안전함을 느끼기 위해 사람들 무리를 피하고, 모임이나 축하 자리를 피하며, 자신에게 쏠리는 어떤 관심도 피하려 애썼다. 자신의 존재 자체로 조롱받을 수 있다는 끊임없는 공포는 그를 지치게 했고,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결국, 끊임없는 공포와 고립감, 인종차별의 무게가 그를 완전히 짓눌러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느꼈을 때, 그는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다. 이는 그가 내린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지만, 동시에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결정이었다.
그는 KFAM에서 비로소 어떤 비난이나 수치심 없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 담당 상담사는 그의 불안감의 근원을 파헤치고, 일상을 압도하는 ‘방아쇠(trigger)’가 무엇인지 파악하도록 도왔다.
두 사람은 공황의 순간에 그를 현재로 되돌아오게 하는 ‘그라운딩(grounding)’ 기법을 함께 연습했다.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생각과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잠시 평정심을 찾게 도와주는 방법이다. 주변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만질 수 있는 네 가지, 냄새 맡을 수 있는 세 가지,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맛볼 수 있는 한 가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오감에 집중함으로써 생각 과잉에 빠진 뇌를 ‘리세팅’하도록 돕는다.
그는 불안의 초기 징후를 인식하는 법을 배웠고, 감정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기 전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처 전략을 적용하게 되었다.
상담 회차가 거듭할수록 그는 자신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감을 되찾았으며, 다시 자기 자신다운 모습을 찾아갔다. 3개월 후, 그 차이는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명확해졌다. 불안한 기분이 더는 그의 하루를 지배하지 않았다. 그는 더 깊이 숨을 쉴 수 있었고, 잠도 더 잘 잤으며, 가족 및 친구들과 다시 대화하고, 마침내 다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상담 과정을 무사히 마치며 자신의 목소리와 평화, 그리고 삶을 되찾았다. KFAM의 도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