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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휴전 이후 대대적 집안 단속…쿠르드족 등 수백명 체포

연합뉴스

2025.06.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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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혐의' 체포자 일부는 이미 사형…반정부 시위 벌어질까 주시
이란, 휴전 이후 대대적 집안 단속…쿠르드족 등 수백명 체포
'스파이 혐의' 체포자 일부는 이미 사형…반정부 시위 벌어질까 주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이스라엘과 12일간에 걸친 무력 충돌 끝에 휴전에 들어간 이란이 내부 체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는 국내 치안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쿠르드족 밀집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이란 인권단체 HRNA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란에서 정치 문제나 안보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705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HRNA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수는 이스라엘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이 가운데 3명은 이미 24일 튀르키예 국경 인근의 우르미아 지역에서 처형됐다.
노르웨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쿠르드계 인권 단체 '헹가우'는 처형된 이들이 모두 쿠르드족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쿠르디스탄에 기반을 둔 이란 쿠르드족 분리주의 정파는 일부 활동가들이 체포됐다고 확인했다.
쿠르드 분리독립 조직 '이란쿠르드민주당'(KDPI)의 리바즈 칼릴리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혁명수비대가 쿠르드족 거주지역의 학교 등지에 배치됐고 집마다 돌아다니며 용의자를 수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자유당(PJAK) 한 간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구금된 당원들이 5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돼 신체 검색과 휴대전화 검사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란이 이처럼 쿠르드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수니파 무슬림인 이들이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에서 오랜 기간 반정부 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이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또다시 반정부 시위 등을 조직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휴전 이후 전국적으로 단속의 고삐를 죄는 것이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내부 치안 문제가 주요 초점이라며 이스라엘 요원과 분리주의자, 반정부 단체인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PMOI) 등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테러리스트 유입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과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국경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당국자는 수백명이 체포됐다고 확인했다.
로이터는 다만 반정부 시위가 촉발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 달리 아직 이란 현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또 이란 정권이 불안한 내부 상황을 구실로 삼아 탄압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란 내 인권 활동가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시위로 투옥됐던 테헤란의 한 인권 운동가는 당국에 소환돼 체포되거나 경고를 받은 사람이 수십명이라며 "지금은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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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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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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