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9년차 파이어볼러, 윤성빈(26)이 최근 경기들에서 상대한 타자들이다. 공통점은 전현직 홈런왕들이라는 것.
삼성 에드윈 디아즈는 올해 27개의 홈런으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거포다. 디아즈만 올해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 박병호는 리그를 풍미했던 토종 거포다. 상대할 당시 2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치고 있었고 홈런왕만 통산 6차례, 2년 연속 50홈런 등 홈런 관련 리그 기록에 박병호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NC 맷 데이비슨은 지난해 46홈런으로 리그에서 4년 만에 4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였고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도 15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윤성빈은 최근 두 번의 등판에서 쉽지 않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리그에서 파워 하나만큼은 인정 받는 타자들을 연달아 만났다. 지난 22일 삼성전 3-6으로 뒤진 7회 구원 등판해 디아즈와 박병호에게 157km, 158km 강속구를 구사하면서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류지혁까지 삼진 처리하면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7회말 타선이 6득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완성하면서 윤성빈은 7년 만에 감격의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3일 만인 25일, 창원 NC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다. 2-7로 역시 격차는 벌어져 있었다. 8회 2사 2루에서 박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손아섭, 그리고 데이비슨까지도 상대해야 했다. 일단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초구 154km 패스트볼을 뿌렸는데 유격수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빗맞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냇지만 코스 때문에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리고 지난해 홈런왕 데이비슨을 상대했다. 초구 155km의 몸쪽 높은 패스트볼이 파울, 2구째 높은 코스의 155km 패스트볼도 파울로 연결됐다. 윤성빈이 데이비슨의 배트를 밀어내며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리고 몸쪽 139km 슬라이더를 던져서 어설픈 헛스윙을 유도했다. 스윙을 하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왔다. 허를 찌르는 공으로 3구 삼진을 완성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위력적인 피칭을 펼치면서 1군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5월 20일 사직 LG전에 야심차게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1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좌절했다. 1회 피치컴 불량 이슈 등으로 윤성빈의 집중력이 흔들렸다. 하지만 손까지 떨어가며 간절하게 이어 가려고 했던 기회였다.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의 활용법을 고민했고 다시 퓨처스로 내려간 뒤에는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던지는 방식으로 새로운 경험을 쌓게 했다.
지난 13일 다시 1군에 올라온 뒤, 윤성빈은 비로소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15일 SSG전 ⅓이닝 무실점, 22일 삼성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승리, 그리고 25일 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3경기 연속 무실점에 볼넷도 없었다. 무엇보다 상대했던 타자들이 만만치 않았다.
불펜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기에는 아직은 표본도 적고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윤성빈 개인의 성공의 경험이 쌓여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시 한 번 시련의 시간도 분명 올 것이다. 그러나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면 될수록, 자신감을 얻고 빠르게 회복하고 극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롯데는 상위권의 성적에 행복해 하면서, 2017년 1차지명 이후 구단 구성원 모두가 기대하고 심혈을 기울인 유망주의 잠재력 폭발까지 함께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