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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 의회, '러시아어보다 키르기스어 우선' 법안 가결

연합뉴스

2025.06.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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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체성 강화 위해"…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영향 미쳐
키르기스 의회, '러시아어보다 키르기스어 우선' 법안 가결
"국가 정체성 강화 위해"…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영향 미쳐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의회가 방송 등에서 키르기스어를 러시아어보다 우선시하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단원제인 키르기스 의회는 전날 이런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에 따르면 TV와 라디오 방송 콘텐츠의 60% 이상은 키르기스어로 제작해야 하고 장소 명칭도 키르기스어로 표기해야 한다.
또 광고판의 경우 키르기스어 문구가 러시아어 문구보다 더 크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판사와 일반 공무원, 검사, 선출직 공무원 등은 키르기스어에 능통해야 한다.
다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법이 시행되면 많은 공무원이 키르기스어를 잘 몰라 키르기스어 능통자로 의회 직원들을 다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키르기스스탄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 4개국과 마찬가지로 다민족 국가이다.
키르기스 의회가 이번에 법안을 가결한 것은 국가 정체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누를란벡 울루 의회 의장은 AFP에 "우리가 키르기스어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 (키르기스스탄이란) 국가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5개 스탄국들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옛 소련 공화국의 하나인 우크라이나를 침범한 이래 국가 정체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할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인과 러시아어 사용자 보호를 명분의 하나로 제시한 점을 주목한 결과다.
일부 러시아 정치인들은 자국의 '뒷마당'으로 간주하는 중앙아시나 국가들이 국가 정체성 강화에 힘쓰는 것은 동맹인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 위해서라고 비판해왔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전체 인구 700여만명 가운데 키르기스족이 73%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우즈베크인(약 15%)과 러시아인(약 5%)이 뒤를 잇는다.
키르기스스탄에선 키르기스어와 러시아어가 모두 국어다.
다만 키르기스 인구의 약 80%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상황이다.
중앙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높은 사회적 지위와 연관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AFP는 짚었다.
또 러시아어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고 러시아로 일하러 갈 기회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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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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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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