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 축구장 166개 크기의 스마트팜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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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 전국 최대 규모 스마트팜 조성
김태흠 충남지사와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은 26일 오후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간척지에 119만㎡ 규모의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사업비는 총 5440억원이다.
현재 국내 최대 스마트팜단지는 경북 상주, 경남 밀양, 전북 김제, 전남 고흥 등 4곳에 만든 스마트팜혁신밸리로, 각 면적은 20만㎡다. 충남도는 석문 스마트팜단지가 완성되면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문 스마트팜단지는 ^청년 임대 온실 28만 4297㎡ ^청년 분양 온실 13만 8843㎡ ^일반 분양 온실 60만 1653㎡ ^모델 온실 4만 6281㎡ ^육묘장, 가공·유통센터, 저온저장고, 선별 포장센터 등 공공지원시설 11만 9008㎡ 등으로 조성한다. 이들 시설을 모두 합하면 축구장(7140㎡) 166개를 합해 놓은 규모다.
이곳에는 딸기·토마토·오이 등을 재배한다. 스마트팜 단지는 대부분 분양하고 20% 정도는 임대할 예정이다. 당진을 비롯한 충남 청년에게 우선 분양하고, 저금리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 청년농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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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공장 폐열 사용, 연간 108억 절감
이와 관련, 부산에 있는 대한제강 자회사인 YK스틸을 2028년까지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15만 7296㎡로 옮길 예정이다. 대한제강은 YK스틸 압연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300℃에 가까운 폐열을 석문 스마트팜단지에 저렴하게 공급한다. 석문 스마트팜단지에서는 이 폐열로 온수를 생산, 겨울철에는 온실 파이프라인으로 흘려보내 온도를 높이고, 여름철에는 ‘흡수식 냉동기’를 사용해 온실 내부 온도를 낮춘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석문 스마트팜단지 입주 농가는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온실 3만 3000㎡(1만평)당 연간 에너지 비용은 대략 5억 원 정도다. YK스틸이 폐열을 2억 원 안팎으로 공급하면 농가는 3억 원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석문 스마트팜단지 119만㎡ 전체로 따지면 연간 180억 원에 달하는 에너지 비용을 72억 원어치만 사용, 108억 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농가들이 석문 스마트팜단지 가동을 통해 확보하는 연간 3만 1000t의 탄소배출권은 YK스틸에 제공한다. 이는 YK스틸 공장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제강은 또 자회사인 농업회사법인 ‘그레프(GREF)’를 통해 석문 스마트팜단지 생산 농산물을 전량 매입·판매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육묘와 가공·유통 등도 지원해 입주 농가는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한제강은 이번 1단계 119만㎡의 스마트팜단지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 인근에 2단계 53만㎡, 3단계 59만㎡의 스마트팜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제강 측은 “청년농 유입과 농업인 소득 증대, 농업의 첨단화 와 관련 기관·기업 유치, 연관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1954년 설립한 대한제강은 지난해 기준 종업원 721명에 매출액 1조 2000억 원이다.
충남도와 당진시는 대한제강의 석문 스마트팜단지 조성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김태흠 지사는 “대한제강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열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며 “제조업이 발달한 충남에서 폐열을 활용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내년까지 834만 9000㎡(253만 평)의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조성을 마친 면적은 412만 5000㎡(49.4%)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