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의 대안 조직 '다자간 임시 상소 중재 약정'(Multiparty Interim Appeal Arbitration Arrangement·MPIA)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발표한 새 무역 전략에서 MPIA 가입은 효과적인 규칙 기반의 국제 무역 시스템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9년 미국이 WTO 분쟁 해결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에 불만을 제기하고 위원 임명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기능이 멈추자 일부 회원국은 2020년 3월 공백을 메우고자 MPIA를 창립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브라질 등 5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나 미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영국의 이번 조치는 MPIA를 지지해온 EU와는 가까워지는 움직임인 동시에, 미국에는 달갑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런드 바텔스 케임브리지대 국제법학 교수는 폴리티코 유럽판에 "그간 영국은 MPIA 미가입 이유로 WTO 분쟁해결 체계의 지속적 개혁 필요성을 꼽았으며 이는 미국과 같은 견해였다"고 말했다.
바텔스 교수는 이번 조치가 미·영 관계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예전보다 MPIA를 덜 신경 쓸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영국은 대미 무역 관계가 어쨌든 MPIA에 가입할 수 있을 만큼 안정됐다고 여겼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에서 만나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연간 10만대에 10%의 관세를 적용하고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최혜국 대우 관세율을 적용할 쿼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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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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