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라는 신흥 안보 현안과 기술 패권 전쟁이라는 경제 안보 문제가 복합적 위협이 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런 와중에 핵무기가 국제관계 전면에서 잠재 위협으로 재등장했다. 미·소 핵무기 경쟁은 탈냉전을 맞아 수면 아래로 잠복했으나 인도-파키스탄 핵 경쟁, 북한·이란의 핵개발 노력이 평화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핵무기를 등에 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계기가 되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해를 거듭하는 가운데 미국의 정권은 바뀌었고,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이 핵 갈등을 해소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이스라엘과 상호 무력 공방이 발발했다. 미국이 21일(현지시각) 이란 지하 핵시설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3곳을 폭격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라 일갈했다. 법적 대응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했으나 24일 이스라엘과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 명분은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테러 지원국의 핵 위협을 중단시킨다는 것이나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 타격의 목표였던 이란 핵 프로그램이 실제로 제거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휴전 발효 후에도 이란과 이스라엘은 미사일 공방을 이어가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란과 달리 1960년대 이스라엘은 거의 완벽하게 비밀리에 핵폭탄을 개발했다.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 케네디 대통령 암살이 아이러니하게도 동력이 되었다. 반면, 인도·파키스탄·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을 감수하고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란의 동맹인 러시아는 미국을 비판했으나 도와달라는 이란의 요청엔 응하진 못했다. 북한도 주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 비난에 동참했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