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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찍고 빙하 투어까지…세계 누비는 호화 크루즈의 질주

중앙일보

2025.06.26 13:00 2025.06.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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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이후 크루즈 여행이 부활했다. 가까운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남미까지 크루즈 여행의 인기가 확대하는 분위기다. 사진 하나투어
지금까지 해외 크루즈 여행은 아시아 상품이 대세였다.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이나 대만을 다녀오는 여정, 또는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출발하는 동남아 일주 여정. 일부 크루즈 여행 마니아가 지중해나 미국 알래스카를 크루즈로 즐기는 정도였다. 올해 들어 트렌드가 달라졌다. 남미·중동 등 그동안 크루즈 여행지로 주목 받지 못했던 장거리 지역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크루즈 여행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는 건 통계로 드러난다. 지난 1~5월 한국인 해외 출국자는 99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느는 데 그쳤다.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는 분위기다. 반면에 크루즈 여행 수요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나투어 크루즈 상품 예약자 수가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과거 크루즈 여행객은 50대 이상 부부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 20~30대, 신혼부부, 중장년 친목 모임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2026년 2월 남미 지역을 항해하는 셀레브리티 이쿼녹스 호. 데크에 천연 잔디가 깔려 있다. 사진 하나투어
하나투어가 최근 선보인 남미, 지중해·중동 크루즈 상품은 팬데믹 이후 부쩍 성장한 프리미엄 여행의 인기를 반영한다. 모두 대한항공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고, 최대 한 달 정도로 여행 기간이 넉넉하다. 크루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배는 아시아 지역에 흔히 취항했던 배와 다르다. 남미에서는 5성급으로 분류되는 ‘셀레브리티 크루즈’, 지중해·중동에서는 이탈리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MSC 크루즈’를 탑승한다.

2026년 2월 딱 한 차례 운영하는 남미 크루즈부터 보자. 배는 12만t급 셀레브리티 이쿼녹스호로, 2019년 개보수를 마친 호화 크루즈다. 하나투어 상품 이용객은 태평양과 대서양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컨시어지 발코니 선실을 이용한다. 승객은 약 2852명, 승무원은 1250명 탑승한다. 옥상에는 인공이 아닌 천연 잔디가 깔려 있어 스포츠와 놀이를 즐기기도 좋다.
30일짜리 남미 크루즈 상품을 이용하면 파타고니아 지역의 빙하 투어까지 즐길 수 있다. 사진 하나투어
일정은 세 가지로, 누구나 죽기 전 가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여행지가 다수 포함돼 있다. 26일 상품은 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칠레·우루과이·미국까지 6개국을 방문한다. 페루 마추픽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이구아수 국립공원 등 남미 대표 관광지를 육로 일정으로 소화한다.

29일 상품은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까지 방문한다. 사막에서 별 보기 체험도 한다. 30일 상품은 칠레의 비경인 파타고니아를 방문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을 관광하고 모레노 빙하 투어까지 즐긴다. 상품가는 3600만~4200만원 수준이다. 조기 예약자에게는 선상 팁 지원, 유류 할증료 감면 등 100만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한다.
유럽과 중동을 넘나드는 ‘대륙 횡단 크루즈’도 눈길을 끈다. 2026년 11월 7일 딱 하루만 출발하는 일정으로, 한참 멀었지만 워낙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크루즈여서 일찌감치 예약을 받는다. 일정은 이탈리아에서 시작한다. 비행기로 밀라노로 들어가 하루 숙박한 뒤 제노바에서 22만t급 MSC 월드 유로파호에 탑승한다. 2022년 출항한 유로파호는 7개 수영장과 11층 높이의 초대형 워터 슬라이드도 갖췄다. 탑승 인원은 무려 8800명(승객 6700명, 승무원 2100명)이다.

제노바에서 출발한 크루즈는 그리스, 몰타를 거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이후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까지 들른다. 마지막 목적지인 두바이에서는 사막 사파리 투어를 즐기고,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와 사막 위 기적으로 불리는 ‘팜 아일랜드’ 등을 둘러보는 시티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최승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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