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판의 場 돼 유감"…美, 미주기구 탈퇴 검토 언급하며 압박
국무부 부장관 "아시아 호랑이처럼 서반구 재규어 경제 만들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이 자국 주도로 창설된 미주기구(OAS)에서 미국이 탈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더 강하게 연대할 것을 중남미 국가들에 촉구했다.
랜도 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앤티가 바부다에서 열린 55차 미주기구(OAS) 총회에서 "솔직히 말해, 일부 미주기구 회원국과 심지어 외부 옵서버 국가들이 미주기구를 미국 비판의 장으로 여기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평화 수호와 상호 협력 강화 등의 조직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는 현재 이 문제를 검토 중이며, 6개월 안에 국제기구 회원 유지를 검토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국무부는 국제기구들의 탈퇴 여부를 살피고 있다"면서 "당연히 미주기구도 검토 대상 중 하나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랜도 부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으로 귀결된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을 "노골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힐난하거나, 미국에서 10억 달러(1조3천500억원 상당) 가까이 지원했음에도 별다른 상황 변화를 볼 수 없는 아이티 치안 위기에 "실망스럽다"고 짚은 뒤 "이때 미주기구는 뭘 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나는 대통령과 국민에게 미주기구에 대한 우리의 상당한 투자가 국가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우리는 그렇게 말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 "모두가 아시아 호랑이를 이야기하지만, 미국은 서반구 재규어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부연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미주기구는 미주 지역 국가 간 연대와 협력 제고라는 목표로 미국 주도로 1948년에 창설한 다자 협의체다.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을 비롯해 현재 34개국이 회원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미주기구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반미 노선을 걷는 니카라과는 애초 회원국이었으나, 탈퇴했다.
한국은 상임 옵서버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미주기구에 분담금 절반 이상을 부담하며 강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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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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