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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편하게 자고 싶었는데…" 문동주 향한 억측과 오해, 37일 만에 승리→불면의 밤도 끝났다

OSEN

2025.06.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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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5.06.26 / foto0307@osen.co.kr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5.06.26 / [email protected]


[OSEN=이석우 기자] 한화 문동주. 2025.06.26 / foto0307@osen.co.kr

[OSEN=이석우 기자] 한화 문동주. 2025.06.26 / [email protected]


[OSEN=대구, 이상학 기자] “오늘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대전 왕자’ 문동주(22)가 3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6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2패)째를 거둔 문동주는 평균자책점도 4.09에서 3.86으로 낮췄다.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1회 1사 1,2루, 2회 2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 없이 넘어갔다. 4회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으나 6회 2사까지 추가 실점 없이 안정적으로 막았다. 최고 시속 158km, 평균 152km 직구(43개) 중심으로 포크볼(19개), 커브(14개), 슬라이더(12개)를 고르게 사용했다. 

경기 후 문동주는 “초반에 볼이 너무 많아 힘들게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신 못 차리고 있었는데 최재훈 선배님이 (마운드 올라와서) ‘왜 그래? 볼 좋아’라고 하셨고, 저도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쉬운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배님께서 저를 어떻게든 끌고 붙잡아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포수 최재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6회말 교체되고 있다. 2025.06.26 / foto0307@osen.co.kr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6회말 교체되고 있다. 2025.06.26 / [email protected]


지난달 20일 울산 NC전 이후 37일, 3경기 만에 거둔 승리. 그 사이 문동주는 불면의 밤을 보냈다. 지난달 25일 대전 롯데전 4⅔이닝 6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를 한 뒤 휴식차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초 열흘이 지나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난 15일 대전 LG전에 복귀하기까지 3주의 시간이 걸렸다. LG전도 3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졌고, 휴식 전후로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아 문동주를 둘러싼 여러 억측과 오해가 꼬리를 물었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한 달 먼저 일찍 마쳤고, 올해도 스프링캠프까지 재활을 과정 밟은 문동주를 코칭스태프가 세삼하게 관리한 것이지만 극소수의 팬들은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봤다. 팀보다 개인만 신경쓰는 이기적인 선수로 몰아간 것이다. 

문동주도 이런 시선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승리를 오래 기다렸다. 빨리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잠도 좀 편하게 자고 싶고 그랬다. 오늘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예상한 것보다 (복귀 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다. 그 사이 너무 많은 이야기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잘 쉬면서 경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OSEN=대전, 지형준 기자] 4회초 2사 만루에서 한화 문동주가 LG 김현수에 2타점 좌전 적시타 허용하며 교체된 뒤 덕아웃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2025.06.15 /jpnews@osen.co.kr

[OSEN=대전, 지형준 기자] 4회초 2사 만루에서 한화 문동주가 LG 김현수에 2타점 좌전 적시타 허용하며 교체된 뒤 덕아웃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2025.06.15 /[email protected]


팀이 1위 싸움을 펼치는 중에 핵심 선발 문동주의 공백이 길어졌으니 일부 팬들의 조바심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도를 넘어선 일부 비판이 이어지면서 문동주도 어린 나이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만큼 마음고생을 했다. 

아직 22세에 불과하지만 데뷔 때부터 워낙 기대치가 높은 선수이고, 어느새 프로 4년차가 된 주축 선발투수로서 막중한 무게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있어도 없다고 말했는데 요즘은 확실하게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문동주인데 이 역시 성장의 과정이다. 

팀이 1위 싸움을 하고 있어서 그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질 만하다. 하지만 문동주는 “팀이 1위 경쟁을 하는 건 너무 즐겁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이 계실 때만 해도 지금과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전혀 다른 목표를 갖고 야구했다. 그때부터 모두가 만들어온 목표를 지금 이뤄내고 있다. 목표를 가진다고 해도 실패할 수 있는 게 야구이고, 인생인데 우리는 그 목표대로 정확하게 잘 향하고 있다”며 리빌딩 과정부터 팀 전체가 하나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06.26 / foto0307@osen.co.kr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06.26 / [email protected]


이어 그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들과 감독님, 코치님들, 프런트 관계자 분들까지 다 하나된 목표를 갖고 열심히 달리고 있다. 운 좋게 박자가 잘 맞고 있는데 저도 그 박자 속에서 잘해야 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시즌 반환점을 막 지난 시점에서 6승(2패)을 거두며 60⅔이닝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65개를 기록 중인 문동주는 한화의 1위 질주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 신인왕을 받았던 2023년 개인 최다 8승을 넘어 첫 10승도 바라본다. 문동주는 “10승을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10승을 해야만 한다. 팀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제가 잘한다면 10승 더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스스로도 욕심이 엄청 생기는 해”라면서 10승 그 이상을 목표로 이야기했다.  

삼성전 통산 7경기(6선발·35⅔이닝) 5승1홀드 평균자책점 1.26으로 강세를 이어간 것에 대해서도 문동주는 “제가 강한 팀과 약한 팀 차이가 뚜렷하다. 안 좋은 팀을 만났을 때 이겨내고 싶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런 부분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며 롯데, 두산 같은 약했던 팀들을 상대로도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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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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