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없는 터널서 보자'.. 클럽 월드컵서 3년 전 카타르 악연 재현
OSEN
2025.06.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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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벌어졌던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악연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으로까지 이어졌다.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리버 플레이트(아르헨티나)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의 루멘 필드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쳤다.
리버 플레이트 선수 2명이 퇴장을 당하는 등 양팀 통틀어 8개의 경고가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된 경기였다. 결과는 인터 밀란(인테르)이 세바스티아노 에스포시토와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결국 인테르는 2승 1무로 승점 7을 기록해 조 선두로 16강에 올랐고, 리버 플레이트는 1승 1무 1패가 돼 3위로 탈락했다. 우라와 레즈(일본)를 이긴 2위 몬테레이(승점 5, 1승 2무)에 밀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경기가 끝났지만 종료 휘슬 후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했다. 갑자기 라이트백 덴젤 둠프리스(29, 인터 밀란)와 레프트백 마르코스 아쿠냐(34, 리버 플레이트)가 터널을 향해 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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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양 팀 선수들이 갑자기 합세했다. 일부 선수들이 앞서 달려가던 둠프리스를 붙잡는가 하면, 또 다른 선수들은 뒤따르던 아쿠냐를 잡아 세우더니 엉켜 넘어졌다.
둘은 경기 종료 직전 격앙된 모습으로 뭔가 말을 주고받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둘은 '카메라가 없는 터널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이 출입하는 터널에서 둘만의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다.
실제 둠프리스는 이후 믹스트존 근처에서 동료들과 함께 머물려 아쿠냐가 오기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쿠냐 역시 흥분한 채 터널로 가기 위해 몸부림을 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수들이 뜯어말리면서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가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것은 3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악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둠프리스의 네덜란드와 아쿠냐의 아르헨티나는 당시 대회 8강에서 맞붙었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당시 연장 혈투 끝에 2-2로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를 4-2로 이기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이 갈등을 빚는 등 경기 내내 불편한 장면이 나왔다.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패한 네덜란드 선수들을 향해 조롱하는 모습도 나왔다.
그때 각국을 대표해 뛰었던 둘의 앙금이 여전히 남은 모습이다. 둠프리스와 아쿠냐의 충돌을 본 팬들도 "월드컵 때 그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