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르헨 대두박 첫 수입계약…미중 무역전쟁에 다변화 모색
2019년 수입 문호 개방 후 첫 구매…업계 "앞으로 거래 늘어날 것"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에 나섰다.
27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여러 중국 사료 제조업체가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3만t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복수의 업계 소식통들이 말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2019년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을 승인한 이후 처음 이뤄진 수입 계약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두박은 대두(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로 동물사료용으로 쓰인다.
소식통들은 중국 업체들이 운임포함가격(CNF) 기준으로 1t당 360달러(약 49만원)에 아르헨티나산 대두박을 구매하기로 했으며 해당 화물은 7월에 선적돼 9월 중국 광둥성 남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그동안 대두박을 수입하기보다는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를 수입해 국내 가공을 거쳐 식용유와 대두박으로 만드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도 자국 대두 가공 산업을 보호하고자 수년간 미루다 2019년 문호를 개방했다.
이번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구매계약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동물사료 산업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원료 공급선 선택지를 다각화하려는 신호라고 이들 매체는 해석했다.
로이터는 중국 세관당국 자료를 인용, 중국의 지난해 대두박 수입량이 3만t에 그쳤으며 주로 덴마크산이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으면서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왔다. 특히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0+10%' 대중 관세 인상 조치에 맞서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 보복관세 부과한 이후 수입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두의 경우 브라질산으로 미국산을 대체해왔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무역전쟁 이전인 2017년 전체 대두 수입량 중 약 40%를 미국에서 들여왔으나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20% 정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브라질산 비중은 50%에서 70%로 늘었다.
이번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구매계약은 규모가 크지 않으나 미국산 대두가 수확돼 세계 시장에 풀리는 4분기 이전에 시범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에 대두를 판매하는 한 싱가포르 무역업자는 중국의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에 대해 "이번은 시험사례로 중국의 검사와 검역을 통과하면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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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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