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걸프 지역 방사선 수치 정상…최악 시나리오 피했다"
이란 외무 "IAEA가 지저분한 사태에 전적 책임 져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 후에도 중동 걸프 지역의 방사선 수치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48개국에 연결된 국제방사선감시체계(IRMIS) 데이터상 주요한 방사성 물질 누출이 감지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핵안전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와 테헤란 연구용원자로가 주요 우려 대상이었다"며 "해당 시설에 대한 어떤 공격이라도 이란과 그 국경 너머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사고가 유발될 수 있었지만 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25일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IAEA는 이란과 맺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에 따라 이란에서 검증 활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AEA의 이 같은 입장은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미국 측 주장과 상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IAEA 협력 중단은 그로시의 유감스러운 행위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로시는 IAEA 이사회가 이란에 대한 정치적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조장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불법 폭격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을 전격 공습한 지난 13일 그로시 총장이 이란을 찾을 뜻이 있다고 밝힌 것을 가리켜 "안전을 명목으로 폭격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고집은 무의미하며, 악의적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며 방문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락치 장관은 "IAEA와 사무총장은 이런 지저분한 사태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IAEA 이사회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사찰·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결의를 채택했다.
이란은 이 IAEA 결의 직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습한 만큼 IAEA가 의도적으로 공격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