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철벽 불펜도 지친 기색이 보인다. 불펜에 새로운 피가 수혈돼야 할 상황에서 ‘특급 신인’ 정우주(19)가 퓨처스리그에서 반등을 알렸다.
정우주는 지난 27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에 6회 구원 등판, 1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화의 7-1 승리에 일조를 했다.
7-0으로 넉넉히 앞선 6회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박지훈을 루킹 삼진, 김준상을 헛스윙 삼진, 이한별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면서 ‘KKK’ 이닝으로 위력을 떨쳤다. 7회에는 멀티이닝에 나섰다. 선두타자 추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대한을 3루 땅볼 유도했다. 25개의 공을 던진 정우주는 1사 1루에서 다음 투수 이민우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등판을 마쳤다. 최고 시속 151km, 평균 150km 직구(17개) 중심으로 슬라이더(6개), 커브(2개)를 던졌다.
150km대 강속구 찾은 게 고무적이다. 이달 들어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었던 정우주는 2군으로 내려가 재충전했다. 13일을 쉬고 나섰던 지난 24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에선 홀드를 기록했지만 1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흔들렸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7km로 좋을 때에 비해 안 나왔지만 그로부터 2일을 쉬고 다시 출격한 이날 두산전에서 150km대 강속구를 펑펑 꽂으면서 구위 회복을 알렸다.
전주고 출신으로 올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정우주는 계약금 5억원을 받은 특급 유망주. 고교 최고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 4월17일 문학 SSG전에서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를 뿌리며 데뷔 첫 홀드를 따냈다. 추격조로 시작해 준필승조로 비중을 늘려갔다.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 2승3홀드 평균자책점 4.81. 몇몇 경기에서 실점을 몰아서 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은 높은 편이지만 24⅓이닝 동안 삼진 32개를 잡으며 피안타율 1할대(.172)로 구위가 뛰어나다.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돌덩이 같은 직구를 꽂으며 1군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없는 19세 신인답게 5월말부터 조금씩 힘이 떨어졌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휴식 시간을 줬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정우주를 뺀 김경문 감독은 “언제 한 번 쉬게 할까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이제 쉴 때가 됐다. 아프다 하기 전에 쉬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6일의 시간이 지났고, 휴식으로 구위를 회복한 만큼 조만간 1군 콜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문학 SSG전에서 주현상, 박상원, 한승혁 등 필승조 투수들이 나란히 실점하며 역전패한 한화는 철벽 불펜의 힘이 다소 떨어졌다. 타이트한 경기가 워낙 많다 보니 불펜 소모가 필연적이었다. 마무리 김서현도 6월에만 멀티이닝 4차례로 조기 투입이 잦아지고 있다. 불펜에 새로운 힘이 필요한데 정우주가 때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게 다행이다.
한편 27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선 정우주뿐만 아니라 한화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가 빛났다. SSG 방출 후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달 말 한화에 온 양선률이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 마련했다. 이어 이태양이 1이닝을 공 9개로 탈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고 구원승을 올렸다. 퓨처스리그 5승째로 평균자책점도 0점대(0.96)로 낮췄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윤산흠은 8회 구원 등판, 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점을 주긴 했지만 총 투구수 24개로 최고 시속 149km, 평균 147km 직구(12개), 커브(7개), 커터(5개)를 던졌다.
2019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2020년 시즌 후 방출된 윤산흠은 독립야구단을 거쳐 2021년 6월 한화 육성선수로 프로에 복귀했다. 2023년까지 1군 3시즌 통산 47경기(39⅔이닝) 1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51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178cm, 75kg 작은 체구에도 온몸을 뒤로 젖혀 힘을 쥐어짜내는 투구폼이 트레이드마크. 시련을 극복한 야구 인생과 유니크한 투구폼으로 팬들에게 ‘낭만 투수’라고 불렸다.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 17일자로 전역했다. 한화로 돌아온 뒤 첫 경기였던 지난 24일 고양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홀드로 복귀 신고를 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16경기(16이닝) 2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0 탈삼진 21개. 구위가 좋은 투수라 불펜이 지친 한화로선 1군 콜업을 고려할 만한 후보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