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이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 차림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말 없이 서울고검 중앙현관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기자들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조은석 특검을 8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만났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할 건가’ 등 몇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공개할 수 없다며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요구했지만, 결국 특검이 제시한 대로 현관으로 공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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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특검보와 10여분 면담후 조사…경찰 체포저지부터 조사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14분부터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억수·장우성 특검보와 10여분간 사전 면담 후 오전 조사에 들어갔다. 오전 조사는 우선 수사의 연속성 차원에서 체포 방해·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를 수사해온 경찰 파견 인력이 먼저 진행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전 조사는 체포영장이 청구됐던 피의사실에 대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경호처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을 먼저 조사한다는 설명이다.
조사는 수사 연속성을 고려해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진행하고 있다고 박 특검보는 전했다. 중대범죄수사과 최상진·이정필 경감도 조사에 참여했다. 변호인 중에서는 채명성·송진호 변호사가 입회해 방어에 나섰다.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현재로서는 아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면서 “충분히 진술하실 듯하다”고 말했다.
조사실은 서울고검 청사 6층에 마련됐다. 조사 공간은 일반 검사실 구조와 유사하다고 박 특검보는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조사를 마치면 서울고검 청사 내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오후 조사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동의하면 심야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