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사실상 종신 계약이다. FC 바르셀로나 이적이 무산된 이반 페리시치(36)가 PSV 에인트호번과 계약을 연장했다.
PSV는 2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페리시치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PSV와 만료되는 계약을 2027년 여름까지 연장했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선수인 그는 금요일 오후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새 계약서에 서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PSV는 "구단과 선수 둘 다 이 계약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라며 "페리시치는 계약 체결 후 즉시 공항으로 이동해 일주일 더 고국에 머물 예정이다. 하지만 그가 해변에서만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장 페리시치는 곧바로 몸 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멋진 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코치님과 함께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도 훌륭했지만, 아직 갈증이 많다. 새 시즌에는 온 힘을 쏟고 싶다"라고 전했다.
페리시치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3차례나 월드컵을 경험한 그는 여전히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 중이며 내년 여름까지 최고의 실력을 유지하길 원한다. 다가오는 2025-2026시즌이 그에게 더욱 중요한 이유다.
[사진]OSEN DB.
또한 페리시치는 "오늘은 나와 내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멋진 날"이라며 "지난 시즌 이곳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골과 어시스트가 많았다. 힘든 한 해였지만, 리그 우승은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순간이었다. 팬들도 정말 훌륭했고, 그 점에 감사드리고 싶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서포터즈들도 다같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으로서 역할도 언급했다. 페리시치는 "젊은 선수들을 돕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7살에 고국을 떠났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 팀에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뒤로 미뤄두겠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스튜어트 디렉터는 페리치시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페리시치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훌륭한 본보기"라며 "지난 시즌에도 그는 다른 선수들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됐다. 페리치시가 PSV에 남게 돼서 우리 모두 매우 기쁘다"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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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행을 2년 더 이어가게 된 페리시치와 PSV다. 1988년생 페리시치는 다재다능한 측면 자원이자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그는 볼프스부르크, 인터 밀란, 바이에른 등 유럽 빅클럽을 여럿 거쳤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페리시치는 인테르 시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만나 윙백으로 변신하면서 '콘테표 스리백'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페리시치는 지난 2022년 콘테 감독을 따라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페리시치는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과 동선이 자주 겹치면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고, 콘테 감독이 폭탄 발언 끝에 팀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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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페리시치는 2023년 9월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에 가까운 장기 재활에 돌입하며 토트넘 생활이 완전히 꼬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고국 크로아티아의 하이두크 스플리트 임대를 통해 실전 감각을 다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자유계약으로 하이두크에 입단했으나 돌연 계약을 해지한 뒤 에인트호번에 합류했다.
페리시치는 네덜란드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시즌 에레디비시 27경기 9골 9도움, 공식전 35경기 16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특히 최종전에서 스파르타 로테르담을 상대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리며 에인트호번의 짜릿한 역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 덕분에 에인트호번은 아약스를 제치고 2년 연속 에레디비시 챔피언에 오르며 통산 26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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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페리시치가 다음 시즌에도 PSV 유니폼을 입고 뛸지는 불투명했다. 그는 올여름 '라리가 챔피언' 바르셀로나 이적을 추진했기 때문.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 시절 함께했던 한지 플릭 감독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페리시치는 씁쓸하게 토트넘을 떠난 2년 전과 달리 큰 인기를 끌었다. 에인트호번이 빠르게 2년 재계약을 제안했고, 바르셀로나도 페리시치에게 먼저 접촉하며 이적 가능성을 알아봤다.
아직 라리가에서 뛰어보지 못한 페리시치는 바르셀로나행을 열망했다. 그는 PSV의 제안을 뒤로 미뤄둔 채 바르셀로나 합류를 추진했다. 연봉 삭감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여전히 재정 여유가 없는 바르셀로나로서도 이적료 역시 필요하지 않은 만큼 좋은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페리시치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미 2005년생 윙어 루니 바르다그지를 데려온 데 이어 니코 윌리암스(아틀레틱 빌바오)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플릭 감독도 어디까지나 백업 자원이자 훌륭한 멘토로 페리시치 영입을 고려했기에 불발되고 말았다. 결국 바르셀로나 이적이 무산된 페리시치는 PSV와 재계약에 서명했다.